"농업대국 인니, 韓애그테크 접목땐 아시아 식량안보 중심지로"
'농식품분야 협력' 세션
2008년 식량위기 겪은 인니
인구 절반 여전히 농업 종사
韓 스마트팜 등 노하우 탁월
수천개 품종 분석 AI기술도
생산성 높일 양국협력 절실
애그테크(Agtech·농업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 팜에이트는 식물공장인 '버티컬 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하루 야채류 6000포기를 생산하는 버티컬 팜 내부는 실내 온도와 습도·이산화탄소 농도가 모두 자동 제어된다. 컨테이너 안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엔씽의 스마트팜은 아랍에미리트(UAE)로 수출돼 가동 중이다. 코리아팜이 운영하는 순환형 스마트팜에서는 농작물이 컨베이어에 매달려 농장 구석구석을 돌면서 물과 영양분을 섭취한다. 자동화 설비가 미리 시스템에 입력된 만큼의 물과 배양액을 농작물에 자동으로 살포한다.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매경 인도네시아 포럼' 농식품 분야 협력 세션에서는 '제3의 농업혁명'으로 불리는 애그테크 성공 사례가 다양하게 소개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명,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농업 부문이 인도네시아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달하고 농촌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46%로 절반에 가깝다. 농업 부가가치는 한 해에 1250억달러 수준이다. 한국에서 수출하는 농산물 규모도 지난해 약 2억8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식량 안보에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008년 식량공급 위기는 아시아 국가들에 특히 더 심각하게 작용했다. 유가 폭등과 함께 악천후가 이어지자 아시아 국가들도 식량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2007년 개발도상국에서는 국내 쌀 가격이 전년 대비 90% 폭등한 바 있다.
주변국인 싱가포르는 2008년을 계기로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가 자금을 지원하는 쌀 신품종 개발을 도입한 바 있다. 2020년 곡물 자급률 20%, 밀과 콩의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 한국 정부도 국내 공급만으로 부족한 식량 수요를 한국 기업들의 해외 애그테크 사업을 통해 충당할 필요가 있다. 식량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애그테크를 통한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날 축사를 맡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해 코로나19,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세계식량가격지수의 하락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세계적인 스마트농업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의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기후 변화로부터 식량 안보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양국이 식품 공급망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날 '매경 인도네시아 포럼' '농식품 분야 협력' 세션 연사로 나선 민승규 세종대 석좌교수는 "세계 농업 모델은 대규모 토지를 이용하는 미국형 농업, 첨단기술이 들어가는 기술 중심의 유럽 농업, 소농 중심의 아시아 농업 등 세 가지"라면서 "다른 형태에 비해 구체적 비전과 특성이 부족했던 아시아 농업에 애그테크를 도입해 아시아 농업 경쟁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티컬 팜 기술을 도입한 '팜에이트', 컨베이어 벨트 방식을 도입한 '코리아팜' 등이 애그테크 기술 적용의 대표적인 사례다. 민 교수는 이들 애그테크 기술을 인도네시아와 같은 아시아 농업 국가에 적용해 미국, 유럽과는 차별화되는 '아시아형 스마트 팜' 모델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농업 사례도 소개됐다. 빅데이터 기업인 '트릿지'는 전 세계 400개 이상의 사과와 포도 품종, 600개 이상의 감자 품종을 분석해 가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출 및 소비 경로 등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신호식 트릿지 대표는 "농산물 수출에 있어 전 세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루 앞선 15일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농식품 시장 현황과 한국 기업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는 할랄식품 수출 전략에 대한 대담이 오갔다. 1973년 '미원 인도네시아' 설립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대상그룹은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을 받은 '종가집' 포기김치 등 4종을 소개했다. 특히 대상그룹이 출시한 조미김 중에는 인도네시아 음식인 '렌당', '소토' 맛 김을 개발해 현지 입맛을 노렸다. 인도네시아 내 김 판매량은 2021년 대비 2022년 88.6%가 늘어난 상황이다.
[특별취재팀=김대영 부국장(팀장) / 노현 기자 / 정승환 기자 / 우제윤 기자 / 오대석 기자 / 정주원 기자 / 박민기 기자 / 박제완 기자 / 김대은 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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