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4천만명 은행계좌도 없어 인니, 韓핀테크에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는 한국 금융사에 '기회의 땅'입니다. 특히 핀테크 분야 잠재력이 높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에서 핀테크 산업 성장세가 가장 빠른 나라입니다."
베르나르디노 모닝카 베가 펨비아얀디지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4대 은행을 비롯한 한국 금융사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펨비아얀디지털은 인도네시아의 대표 핀테크 기업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과 빌리려는 사람을 직접 연결해주는 P2P(Peer to Peer) 대출이 주력 서비스다. 2018년 창업한 펨비아얀디지털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인, 사회초년생 등 대출자 약 52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베르나르디노 CEO가 핀테크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강조하는 것은 디지털·모바일에 친화적인 젊은 층 인구가 많다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금융사 이용 문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인구 2억8000만명 중 절반 이상이 은행 계좌가 없을 정도로 금융 소외 계층이 많다. 신용카드 보유 인구 비율은 1%, 보험 인구 비율은 0.5%에 불과하다. 베르나르디노 CEO는 "인도네시아 은행은 계좌 개설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은 아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핀테크 기업이 틈새시장을 개척하기에 유리한 환경이며 특히 P2P 대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펨비아얀디지털은 다양한 빅데이터를 사용해 대출자들의 신용점수를 평가한다. 지금까지 전기세를 제대로 내왔는지, 휴대전화 앱에 저장해놓은 금액이 얼마인지 등의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식이다. 베르나르디노 CEO는 "이용자의 페이스북 친구 목록을 불러와 '좋은 친구'를 얼마나 많이 두고 있는지, 기존 구매 기록을 불러와 얼마나 생산적인 소비 활동을 하는지 평가하기도 한다"며 "앱을 설치 후 2분 만에 대출 승인 여부를 알려줄 정도로 대출 절차가 간단하다"고 말했다.
베르나르디노 CEO는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핀테크 분야 진출을 주문했다. 그는 "핀테크 업체 수가 5년 새 15배 늘었고, 같은 기간 P2P 대출 규모도 연평균 75% 성장했다"며 "인도네시아 핀테크 시장을 겨냥해 미국과 중국 등에서 투자가 몰려들고 있다. 한국 기업도 시장을 선점당하지 않으려면 서둘러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르나르디노 CEO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토목공학을 공부하고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기업인 험퍼스그룹 기획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 국제관계 부회장, 아세안 경제자문위원회의 수석부의장 등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다.
[특별취재팀=김대영 부국장(팀장) / 노현 기자 / 정승환 기자 / 우제윤 기자 / 오대석 기자 / 정주원 기자 / 박민기 기자 / 박제완 기자 / 김대은 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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