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4대강 보···국민 80% “가뭄 때 적극 활용해야”
보 인근 주민들은 87%가 동의
尹 "4대강보 대책 미진" 질책에
환경부 우호적 여론 조성나서
4대강 보 되살리기 속도 낼듯
국민 10명 중 8명이 이명박 정부 당시 만들어진 4대강 보를 가뭄과 같은 물 부족 위기 시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4대강 보를 동원한 가뭄 대응이 미진하다”고 질타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우호적 여론까지 조성되면서 정부의 ‘4대강 보 되살리기’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8~2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일반 국민 1000명과 4대강 보에 인접한 시군 주민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화 설문조사 결과 ‘가뭄 등 물 부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에 저장된 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반 국민의 77.4%(774명)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매우 찬성’이라고 답한 경우는 36.1%였고 ‘대체로 찬성’이라는 응답도 41.3%에 달했다. 반면 ‘대체로 반대(5.6%)’와 ‘매우 반대(8.1%)’ 등 반대한다는 응답은 13.7%에 그쳤다. 4대강 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사이에서는 찬성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보 활용에 찬성하는 응답(87%)이 반대(13%)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보를 인근 댐이나 하굿둑과 연계해 기상·가뭄·녹조·홍수 등에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환경부가 지난달 발표한 댐·보·하굿둑 연계 운영 방안에 대해 보 소재·인접 지자체 응답자는 86.2%가 찬성하고 12.3%가 반대했다. 일반 응답자도 찬성(81.4%)이 반대(11.2%) 의견을 압도했다.
이명박 정부 때 건설된 4대강 보는 문재인 정부 들어 2021년 수질오염을 이유로 금강 세종·백제·공주보와 영산강 승촌·죽산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 같은 결정이 과학적이지 않다며 4대강 보 원상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 3일에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4대강 보 대표 지점 16곳과 대권역 지점 17곳의 4대강 사업 이전 10년(2000~2009년)과 이후 10년(2013~2022년) 수질을 비교해보니 개선 효과가 뚜렷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윤 대통령도 최근 4대강 보를 활용한 가뭄 대응 정책에 미온적이라고 환경부를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달 15일 서울 청계천을 찾은 자리에서 4대강 보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해체다, 뭐다 하는 것은 정치적이다.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시민들이 지켜줄 것”이라며 현 정부의 4대강 보 복원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다음날 곧바로 4대강 보 활용에 우호적인 설문 결과를 내놓은 것도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4대강 보 복구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환경부가 이를 뒷받침할 만한 논리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올해 초 호남 가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4대강 보를 ‘물그릇’으로 활용한다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보 운영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달 9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까지의 보 해체 결정 등을 보면 과학에 기반을 뒀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상시개방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4대강 보의 활용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인데 애써 만든 보를 허무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4대강 보를 해체한 주된 근거였던 녹조 현상 역시 지천의 수질 관리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보의 재자연화와 연결짓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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