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韓日기업인…"함께 난국 이겨내자"
한일 정상 셔틀외교 재개로
역대 최대 규모 240명 참가
희토류 대체기술 공동개발
한일 FTA 재추진 논의도
"중·고교서 양국 언어 교육"
한국과 일본 양국 경제인 240여 명이 4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재추진과 희토류 대체기술 공동 개발 등이 논의돼 눈길을 끈다.
16일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는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격동하는 비즈니스 환경, 새로운 미래를 함께 창조'라는 주제로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를 열었다. 일본 측 75명을 비롯한 240여 명의 양국 기업인과 경제단체, 정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1969년부터 개최돼온 한일 경제인 간 연례 교류 행사다.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영상으로 진행해오다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다. 이번 회의는 최근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12년 만에 재개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한일 외교 관계가 회복된 후 양국 경제 협력도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측에선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 아이보시 고이치 주대한민국일본특명전권대사, 사이키 아키타카 미쓰비시상사 이사(전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아소 유타카 일한경제협회 부회장(아소시멘트 회장) 등이 방문했다.
개회식에서 김 회장은 "양국 경제인은 1969년 이래 한 해도 회의를 거르지 않았다"며 "그간 양국 정치·외교 분야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어도 경제인들은 신뢰와 소통, 협력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일본 측 단장인 사사키 회장은 "한일 양국을 둘러싼 세계 정세가 엄중해질수록 한일 양국에 의한 협력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선 양국 경제 연계 확대 방안으로 한일 FTA 재추진, 다자 무역협정 활용을 위한 초국가적 협력 등이 다뤄졌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과 아소 부회장은 지난 3월 한일 경제계 전문가들이 한일신산업무역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당시 양측은 한일 FTA를 시급히 재검토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민간 여론을 수렴하는 활동을 전개해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공동으로 희토류 대체기술을 개발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정 부회장은 "희토류 자원 무기화로 공급망은 불안정하고 한국과 일본은 이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희토류 대체기술을 공동 개발할 역량과 유인이 있기에 앞으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이키 이사는 한국과 일본의 중·고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상대국 언어를 교육해야 하고 양국 유학생에 대한 여러 우대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회의 이튿날인 17일에는 양국 경제인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폐막한다.
[정유정 기자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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