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세제도 수명 다해…근본적 검토 추진”

16일 세종서 기자간담회
전월세 신고제 시행 1년 더 유예
“전세사기 피해자 ‘사후정산’ 불가능…정산금이 없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국토부 제공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 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세 사기 피해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특유의 부동산 제도로 자리 잡은 전세 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을 예고한 것이다.

원 장관은 16일 세종시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전세 제도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한게 아닌가 저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어떤 분은 ‘전세금 자체를 금융에 묶어라’, ‘가격 자체를 거래소처럼 강력하게 규제하는 방안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며 “지금처럼 갭투자를 조장하고 여기에 전세대출 조직적 사기 범죄가 나오게 된 것은 (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전세 제도는 워낙 오랜 생태계고, 뭘 하나 고칠 때 더 큰 문제가 나오면 안되니 앞으로 공론화하고 모든 방안을 올려놓고 해야 한다”며 “임대차법은 어차피 개정을 해야 하는데, 이런 전세 제도가 사기나 주거 약자에 대한 피해를 끼치는 걸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겠다”고 했다.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경매 절차를 밟은 뒤 회수한 금액을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사후 정산 방안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재차 피력했다.

원 장관은 “말이 사후정산이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먼저 (보증금을) 돌려주고 정산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정산금이 없기에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전세로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는 문제와 관련해선, “(임대사업자의) 대출을 터주자는 금융당국과의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방안을 금융당국이 시뮬레이션하면 국토부도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지나갈 길을 열어주고 지나가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임대차 3법 중의 하나인 전월세 신고제는 시행을 1년 더 미룬다.

원 장관은 “전월세 신고제는 과태료 부과 등 본격 시행을 1년간 유예한 바 있는데 지금 시한이 다 됐다”며 “국토부가 내부에서 여러 안을 놓고 검토했는데 일단 현재로는 1년 더 유예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태료와 관계없이 신고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지금 역전세, 심지어는 깡통전세 전세사기 이런 게 엉켜있고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도 손을 봐야 하는 문제가 있어 임대차 신고라는 단편적인 행정에 행정력을 쏟는 것보다, 전체적인 임대차 시장 틀 큰 공사를 해야 하니, 큰 공사를 하면서 어느정도 줄기를 잡은 시점에서 행정권을 적용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시장에 대해선 “연초 걱정했던 경착륙 우려는 일단 해소된 것으로 본다”며 “그렇다고 해서 집값이 다시 상승으로 방향을 틀지는 않을 거라는 게 모든 부처의 공통 인식이고 이를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나오는 미분양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에 대해선 “현재로선 예측과 관리가 가능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최근 주차장 붕괴 사고 등 건설 현장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선 GS건설을 언급하며 “조사를 철저히 해 위험 신호를 인지했는데도 뭉갠 사실이 드러나면 최강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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