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 전쟁·합수단 부활 검찰 조직 복원 '성공적'
국가배상 상소 포기도 주목
적대적인 야당 대응은 논란
"법무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상식의 회복과 정의의 실현을 위해 달려왔다."(법무부)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1년간 과거 정부에서 일부 줄어든 검찰의 권한을 지속적으로 확장·강화해왔다."(참여연대)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사진)이 취임 1년을 맞는 가운데 '검찰 확대'가 자타공인 한 장관의 주요 결과물로 꼽힌다. 법무부와 검찰 측에선 이를 '상식의 회복'으로 정의하고 진보 진영에서는 '검찰의 비대화'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평가는 진영별로 달리하나 문재인 정부 때 축소된 검찰 조직을 다시 확대했다는 사실 관계와 한 장관이 지난 1년 이에 주력했다는 점에는 공통된 인식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한 장관은 지난해 5월 17일 취임한 뒤 다음 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을 부활시키며 대대적인 검찰 복원을 예고했다. 또 문재인 정부·더불어민주당이 정권 이양 전에 통과시킨 '검수완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을 '검수원복(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상당 부분 무력화했다. 검수완박은 검찰 직접 수사 개시 범위를 종전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대형 참사)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범죄)로 축소했다.
그러나 검찰청법 시행령을 고쳐 마약 등 상당수 범죄를 부패나 경제범죄에 포함시키며 실질적으로 검찰 수사 범위를 상당 부분 유지시켰다. '한동훈 법무부'가 추진한 검찰 복원은 최근 행정안전부가 시행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령안 입법예고를 마쳐 곧 마무리 수순에 다다른다. 이번 규정 개정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한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범정)이 부활하고 대검찰청의 반부패·강력수사부는 각각 반부패부와 마약·조직범죄부로 분리·확대된다. 이는 모두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이전의 모습으로 검찰 조직을 되돌리는 조치다. 지난해 한 장관이 부활시킨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부로 직제화된다. 이 조직은 2014년 박근혜 정부가 처음 만든 이후 10년간 줄곧 비상설기구로 운영되거나 일시 폐지 상태였는데 최초로 정식 기구로 승격하는 것이다.
국가 배상 상소 포기 등을 통해 각종 피해자의 신속한 피해 회복을 지원한 것은 진보 진영에서조차 높은 평가가 나온 부분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8월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국가 배상금이 과다 지급된 피해자들의 지연 이자를 면제하라는 법원의 화해 권고를 수용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기동민 민주당 의원이 당시 한 장관에 대해 "인혁당 이자 면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을 달리 봤다"고 호평을 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이나 진보 진영 측의 공격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은 공직자로서 다소 부적절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참여연대와 며칠씩 연속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장관은 최근 참여연대를 겨냥해 "민주당 정권 5년 내내 참여연대가 순번을 정해 번호표 뽑듯 권력 요직을 차지하면서 권력에 참여하고 권력과 연대(해왔다)" "왜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단체가 중립적인 시민단체인 척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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