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방·無지출 챌린지 … 20대만 소비줄였다
고용불안·경기둔화 직격탄
경기 한파에 소득이 감소한 20대 청년을 중심으로 일상생활에서 지출을 극도로 줄이는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16일 카카오톡 공개대화방인 '오픈채팅방' 목록에서는 일명 '거지방'이라는 이름의 대화모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0명이 넘게 모인 거지방에선 익명 참여자들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지출을 줄였는지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젊은 '자린고비'들의 신풍속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이다. 인색하다는 뜻의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인 '짠테크' 바람도 불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고물가와 경기 불황 속에서 가장 먼저 일자리가 줄어드는 청년들 상황에 기인한다. 정규직 취업자가 많지 않고 단기 일자리 비중이 높은 20대의 가처분소득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경기로 소득이 줄어드는 데서 나오는 우울감, 심리적 상실감을 '놀이문화'로 바꿔 동질감을 느끼고 위안을 얻기 위한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표로도 20대의 소득 감소를 엿볼 수 있다. 통계청 속보성 지표인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액은 2020년 1월 대비 0.8% 감소했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저조한 수치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연령대는 20대와 60대(-0.4%)뿐이었다. 반면 30대와 50대는 각각 7.5%, 13% 늘었고 40대(1.7%)도 소폭 증가했다. 이 교수는 "안정된 직장을 가진 30대 이상과 달리 20대는 단기형 일자리 시장에 집중된다"며 "고물가와 불경기 속에서 단기 일자리 시장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아 20대의 소득이 대폭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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