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거물들 돈 빼는데 中빅테크 담은 '역베팅 달인'
징둥닷컴·알리바바株 늘려
'2008년 돈벼락' 재현 주목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해 미국 부실 모기지 채권을 대거 공매도했던 마이클 버리 사이언자산운용 대표(사진)가 중국 빅테크에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식어가면서 세계적 헤지펀드들이 중국 투자 비중을 낮추고 있는 가운데 '시장 역행' 투자로 널리 알려진 버리 대표의 베팅이 또 한 번 성공할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버리 대표가 이끄는 사이언자산운용에서 발간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기준 전체 투자액 1억7700만달러(약 2300억원) 중 중국 빅테크 징둥닷컴과 알리바바 주식 비중이 각각 10%, 9%를 차지해 포트폴리오 1, 2위를 기록했다. 13F 보고서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운용 자산 규모 1억달러 이상인 기관투자자에 분기마다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하는 공시자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3월 31일 기준 약 1100만달러 상당의 징둥닷컴 주식 2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7만5000주에 비해 약 3배나 더 늘어난 것이다. 알리바바 주식 보유량도 2배로 뛰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알리바바 주식은 지난해 4분기 5만주에서 10만주로 늘어났으며 지분 가치는 1000만달러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버리 대표는 '시장 역행' 투자로 이름을 알렸으며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자 헤지펀드들이 중국 투자 비중을 줄이는 가운데 버리 대표 혼자 중국 빅테크주를 쓸어담는 역주행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중국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는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부진한 경제지표를 토대로 중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골드만삭스그룹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중국 자산에 투자한 비중은 지난 1월 13.3%에서 현재 10.5%로 감소했다. 또 헤지펀드들은 올해 1분기에만 징둥닷컴 주식 총 400만주를 매각했다.
블룸버그는 "빅쇼트(공매도)로 유명해진 버리 대표는 이제 중국에 대해 빅롱(매수)을 하고 있다"며 "그는 중국에 대한 시장의 두려움이 지나치다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전날보다 3.5% 상승해 88.34달러로 마감했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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