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주식거래 31% 급감…공매도만 늘었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5. 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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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하루 평균 7000억 … 코스닥은 76% 급증
배터리 관련주 주가 단기과열
주가조작 사태 겹쳐 투심 악화
에코프로 형제에 공매도 몰려
포스코퓨처엠도 잔액 4760억

이달 증시 거래대금이 전달 대비 31% 급감한 가운데 공매도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말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활용한 주가조작으로 동반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이후 거래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양극재를 중심으로 한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해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1920억원으로 4월(26조4050억원)에 비해 31.1% 감소했다.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900억원으로 이는 4월 12조5905억원 대비 27.8% 줄었다. 코스닥도 일평균 거래대금이 4월 13조8145억원으로 올해 정점을 찍은 후 이달 9조1020억원으로 34% 줄어든 상태다.

자금 유입 규모는 감소세인 반면 공매도는 늘고 있다.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6928억원으로 증시가 큰 충격을 받았던 2020년(4541억원)이나 2022년(5841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특히 코스닥의 올해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2330억원으로 지난해(1326억원)보다 76% 급증했다.

거래대금 감소와 공매도 증가 등 악재 두 개가 동시에 일어난 건 증시가 단기 과열됐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 때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호재로 상승 동력이 발생한 배터리 관련주 위주로 오름폭이 컸다.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각각 435%, 148%에 달한다. 최근 미국 부채 한도 협상과 은행 부실 우려 요인 등으로 조정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SG증권발 CFD 매물 폭탄으로 이어진 주가조작 사태 또한 시장의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요인이다. 이번 사태는 CFD를 활용해 레버리지를 극대화한 뒤 주가를 끌어올리다가 반대매매·매도 물량이 터져나오며 주가가 폭락한 게 핵심이다. 시장 전반에 단기 급등 종목에 대해서 공매도가 증가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급등한 배터리 관련주에 몰렸다. 이달 11일 기준 코스피에서 공매도 잔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포스코퓨처엠으로 4760억원에 달했다. 이어 HMM(4110억원) 셀트리온(3610억원) 카카오(3410억원) 아모레퍼시픽(3140억원) 순이다. 코스닥에서도 배터리주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잔액이 각각 7350억원, 72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등 일부 종목과 관련해 고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반기 중 추가 수주 모멘텀 등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매도가 증가하더라도 향후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주식 재매수)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의 소액주주가 3개월 새 4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소액주주는 작년 말 22만5303명에서 올해 1분기 말 29만7848명으로 32% 증가했다. 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소액주주도 같은 기간 10만9619명에서 17만1131명으로 56% 늘었다.

철강주에서 배터리 관련주로 변신한 포스코홀딩스 소액주주도 같은 기간 31만3370명에서 35만2778명으로 13% 증가했다. 작년 말 포스코홀딩스 유통주식 중 소액주주 비중은 67%였는데 올 3월 말 기준 79%로 훌쩍 뛰었다.

포스코홀딩스·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은 올해 개인투자자 순매수 1~3위 종목이기도 하다. 올해 1~5월 개인투자자들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4조22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도 각각 1조8824억원, 9689억원어치 사들였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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