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골프장 그린피 내렸다는데, 어디?.. "○○ 갈 바엔 원정 골프"
1년 전보다 주중요금 1.6%↑.. "토요일 동일"
수도권·강원·충북 등 상대적 그린피 내려
제주 등 지방, 요금 인상 여전.. 소비자 외면
"국내서 칠 바엔 일본, 동남아" 골퍼 유출↑
허술한 규정.. 비회원제 등 신설 효과 '미미'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린피를 대폭 올렸던 대중골프장들이 올 들어 소폭 요금 인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양상도 일부 사례로, 제주를 비롯한 지방 골프장들의 인상 행보가 여전한 실정입니다.
더구나 그린피가 비싼 대중골프장들의 인상을 막기 위한 비회원제 신설 역시도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만 더 멀어지게 만드는게 아닌지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같은 비용이라면, 해외 원정골프를 나서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구조를 업계가 자초한다는 지적입니다.
■ 대중형 지정 가능성 높은 골프장 197곳.. 주말요금 인하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18일 내놓을 ‘레저백서 2023’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18홀 이상 231군데 대중골프장 그린피(제주 제외)가 17만 6,400원으로 1년 전보다 1.6% 올랐습니다.
토요일(주말)의 경우 22만 1,400원으로 1년 전과 같은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같은 가격은 지난해 10월보다 주중 그린피는 1.8%, 토요일 그린피는 2.1% 하락한 수준입니다.
엔데믹에 따른 일상회복으로 전환과 해외 골프관광으로 수요 유출, 그리고 골프 붐 진정 추세 등이 요금 수준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대중형 골프장으로 지정 가능성이 높은 197군데, 전체 85% 골프장의 경우 평균 그린피(5월 기준)가 주중 16만 6,300원, 토요일 20만 9,8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서 주중 0.7% 올랐고, 토요일은 0.7% 내린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 지방 대중형 골프장 그린피 올라.. "내륙 수요 몰린 탓"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대중형 골프장의 주말 그린피가 24만 3,000원으로 가장 비쌌습니다.
이어 충북(23만 9,000원), 강원권(22만 4,000원)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린피가 많이 오른 수도권 그리고 강원·충북의 그린피는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반면 그린피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방의 대중형 골프장 그린피가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전남의 주중 그린피가 1년 전보다 7.5%(주중 5.5%) 올라 높은 인상률을 보였습니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수도권 등 외지 골퍼들이 접근성 면에서나 상대적으로 부킹이 수월하고, 그린피가 저렴한 전남권 골프장을 많이 찾은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 비회원제 골프장, 주말 그린피 28만 원 웃돌아
올해 5월 그린피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3년 전 2020년과 비교할 때 주중·토요일 그린피의 경우 각각 30.1%·20.9%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비회원제 골프장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은 34군데 평균 그린피를 봤더니(5월 기준)는 주중 23만 5,400원, 토요일 28만 8,400원으로 1년 전보다 주중 5.7%, 토요일 3.4% 올랐습니다.
코로나 사태 직후인 2020년보다 주중·토요일 그린피가 각각 37.8%, 27.8% 올랐습니다.
회원제·비회원제·대중형 골프장의 그린피를 비교하면 비회원제의 토요일 그린피(5월 기준)는 28만 8,400원으로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그린피(26만 200원)보다 2만 8,200원, 대중형 그린피(20만 9,800원)보다 7만 8,600원이나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 7월부터 개별소비세 부과.. 그린피 반영, 소비자 부담 전가 우려
더구나 이들 비회원제 골프장들은 오는 7월 1일부터 이용객 1인당 2만 1,120원의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면서, 이를 그린피에 반영시킬 경우엔 비회원제 골프장의 가격 경쟁력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그린피가 비싼 대중골프장에 대한 세금 감면을 줄이는 비회원제를 신설했는데, 대중형 골프장의 그린피 상한을 주중 18만 8,000원, 주말 24만 7,000원으로 고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린피를 많이 올린 대중 골프장들은 기존의 세금감면 혜택을 계속 받기 위해 그린피를 인하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비회원제 골프장의 기준 그린피가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그린피'를 기준으로 해 지방에 있는 대다수 대중 골프장들이 그린피를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평균 그린피 적용 문제.. 시간대별 상이해도 '평균' 요금으로 책정
또 다른 문제는 정부가 제시한 상한 그린피를 '최고 그린피'가 아닌 '평균 그린피'를 적용했다는 겁니다.
주말 그린피를 최고 30만 원을 받아도 다른 시간대 낮게 책정해 평균 그린피가 대중형 골프장의 그린피 상한을 넘지 않으면 대중형 골프장으로 지정 가능합니다.
이런 방식은 계산이 복잡할 뿐 아니라, 비회원제 신설 효과를 크게 퇴색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실제 비회원제 골프장수는 34곳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대중형 골프장으로 등록하려는 골프사업자는 각 지자체에 이용요금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4·5·6월과 9·10·11월의 평균 그린피가 정부가 제시한 상한 그린피를 넘지 않아야 등록할 수 있습니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장은 "정부가 그린피가 비싼 대중골프장들의 그린피를 인하시키려고 비회원제를 신설했지만, 허술한 규정 때문에 그린피를 많이 올린 대중골프장에게 면죄부만 줬다"면서 "이 때문에 564만 골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그린피 인하 효과가 미미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제주 등 비회원제 실효성 '미미'.. 그린피 인하 등 개선 촉구
더구나 제주 등 골프장들의 요금 수준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제주는 비회원제 골프장 25군데 중 이미 지난달 22곳이 대중형 지정을 신청하고 현재 변경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일 정도입니다.
비회원제에 부과되는 세금이나 개별소비세 등 일부 세금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 대중형 지정을 신청했습니다.
문화체육부의 대중형 골프장 그린피 상한이 주중 18만 8,000원, 주말 24만 7,000원이나, 이는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의 요금과 과세차등액 등을 반영한 금액입니다.
사실 제주 대중형 골프장은 대부분 이보다 낮아 그린피 인하 요인이 발생할게 없어 애초 골프장 대부분이 대중형 신청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히려 업계 등 일각에선 정부가 제시한 이용료 기준으로 도리어 요금을 올릴 수도 있다며, 권역별 분류나 카트비와 캐디피 등 부대비용을 포함한 총이용료 기준이 실효성을 더할 것이란 주장이 지속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서천범 소장은 "수도권이나 강원권 등지 골프장들의 경우 이용객수가 줄어들면서 최근 그린피도 인하하는 추세인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대중형 골프장으로 지정되는데서 끝날 얘기가 아니다. 수도권 등 외지 골퍼들이 제주를 찾기보다 일본, 동남아 골프를 많이 떠나는 추세에 이미 그린피를 너무 올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게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반도체 수출 부진,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 엔데믹과 골프 붐 진정 등 대내·외 변수가 골프산업 전반에 밀려드는 상황"이라며 "제주지역 대중 골프장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그린피 인하는 물론 각종 부대 비용 경감을 위한 대책 논의에 머리를 맞대야할 시점"이라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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