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정치권 실검 부활 논란에 당혹…"엄연히 서비스가 다른데"

최은수 기자 2023. 5. 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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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다음 '투데이버블', 네이버 '트렌드 토픽' 등 실검 부활 '뭇매'
실검과 다른 서비스…"검색량·순위 기반 아냐…정치 카테고리 제외"

네이버가 테스트 중인 AI 트렌드 토픽 예시(사진=네이버 공식 블로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실시간 검색어(실검) 부활 논란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양사가 포털 사이트에 최신 트렌드를 노출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두고, 실검을 부활시키기 위한 꼼수라는 정치권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그러나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해당 서비스가 실검과는 명확히 다른 서비스라며 억울해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0일부터 '투데이 버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투데이 버블은 온라인상에서 자주 언급되는 관심사를 검색 결과창에서 키워드 형태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서비스 목적은 ”온라인 이용자들의 최근 관심사 및 유용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가령 16일 오후 기준으로는 ‘방탄소년단 아이튠즈 1위(음악)’, 경복궁 패션쇼(문화), 4월 코픽스 3.44%(경제) 등이 노출되고 있다.

투데이버블의 데이터 출처는 다양한 웹페이지를 자동으로 모으고 정리한 것이다. 아울러 출처의 다양성을 고려한 보정 과정이 있고 키워드에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부터 모바일 검색 홈에서 관심사 및 트렌드에 따라 자동으로 제공되는 추천피드를 일부 테스트 대상자를 상대로 시범 노출했다. 이 가운데 실검 부활 논란이 제기된 것은 ‘AI가 추천하는 트렌드 토픽’이다.

AI 트렌드 토픽은 블로그, 포스트, 인플루언서, 카페 등 네이버 7개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네이버 전체 사용자들이 좋아한 주제와 문서를 바탕으로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최신성을 위해 일부 분야 뉴스를 활용한다. 여행, 예능, 스포츠, 푸드 등 분야에서 ‘괌 돌고래 투어’, ‘런닝맨 예능특강’ 키워드가 무작위로 추천되는 방식으로 다음 ‘투데이버블’과 유사하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들의 트렌드 추천 서비스가 사실상 3년 전 폐지된 실검 부활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을 내놓는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4일 SNS를 통해 박 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이버, 다음 두 공룡 포털들이 '트렌드 토픽' '투데이 버블'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3년 전 폐지된 '실검(실시간 검색어)'과는 다른 서비스인 양 포장했지만 사실상 실검을 부활시키는 꼼수"라고 적었다.

정부도 제동을 걸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네이버의 '키워드 추천' 서비스 도입 계획에 따른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가짜뉴스 퇴치 특별전담팀(TF)’에서 뉴스포털과 관련한 주요 논란을 신문법 등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카카오 다음 '투데이 버블' 서비스 (사진=다음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와 카카오는 당혹해한다. 이들은 현재 논란이 된 트렌드 추천 서비스는 실검하고 명확히 다르다며 선을 긋고 있다.

카카오는 ‘투데이버블’이 실검과 ▲정보 출처 범위 ▲분석 시간 ▲순위화 등의 측면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설명한다.

특히 과거 실검이 순간적인 검색어 입력량을 기반으로 키워드를 추출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의도적으로 검색량을 증가시키는 행위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반면, 투데이 버블은 분석의 기준이 되는 시간을 수 일로 늘렸다는 설명이다. 또 키워드를 순위화 하지 않으며, 키워드 세트 안에서 랜덤으로 제공한다.

네이버 측 역시 "‘트렌드 토픽’은 급상승검색어와 같이 '입력되는 검색어'의 순위가 아니라, 사용자들이 활발히 생산 및 소비하는 문서들을 바탕으로 생성형 AI가 자동 추출한 문구(=토픽)를 제공한다"라며 "사용자가 새로운 트렌드를 발견하고 살펴볼 수 있도록 사용자가 이전에 확인해보지 않는 토픽들을 우선적으로 랜덤 노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용자마다 보이는 트렌드 토픽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서비스 모두 정치권에서 우려하는 것과 달리 키워드 추천에서 ‘정치’ 카테고리는 제외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트렌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줄어드는 포털 사이트의 트래픽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양사 모두 포털 트래픽이 줄어들고 광고 시장도 침체되면서 포털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구글도 ‘구글 트렌드’ 서비스 페이지에서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 ‘실시간 인기 급상승 검색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 실검 부활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사의 트렌드 추천 서비스가 좌초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네이버앱 개편을 계획 중이나 "‘트렌드 토픽’ 적용을 포함해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의 '투데이 버블' 역시 베타 서비스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추진하는 트렌드 추천 서비스가 과거 실검을 폐지했던 이유와 유사한 효과가 나올 수 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별개의 서비스라면 정치권의 기우로 보여진다"라며 "양사 모두 포털 사업 수익화에 어려움울 겪으면서 트래픽을 유입시키기 위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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