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英 석학 "후쿠시마 물 마셔도 안전" 공포가 과학 삼켜선 안돼
웨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15일 "충분히 정화돼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는 당장 1ℓ라도 마실 수 있다"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오염수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핵종물질인 삼중수소에 대해서도 "체내에 들어와도 12~14일이면 아무런 유해 없이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했다. 오염수의 위험성이 과장돼 있다고 강조한 것인데, 40년 이상 옥스퍼드대학에서 물리학, 특히 방사선 분야를 연구한 석학의 진단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용지 내에 쌓인 오염수를 정화시설(ALPS)로 처리해 연내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최근 오염수 해양 배출 계획에 대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의 관리감독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오염수를 방류해도 한국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에 큰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2월 내놓았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일본이 올해 3월부터 10년에 걸쳐 오염수를 방류하면 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한국 해역에는 4~5년 후 본격적으로 유입된다. 10년 후 삼중수소 농도는 기존의 10만분의 1 정도 높아질 것이고, 이는 분석기기로는 검출되기도 힘든 정도라고 한다.
방사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큰 게 사실이다. 그럴수록 철저한 검증을 통해 오직 과학과 사실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 한일 정상의 합의로 성사된 한국시찰단의 후쿠시마 방문도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야권은 오염수 처리에 불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오염수가 처리되면 마실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는 주장을 일본이 내세우고 있다"며 "안전하면 식수로 사용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우물 독극물'까지 운운했다. 음모와 억측이 끼어들면 공포만 부추기게 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광우병 사태는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괴담정치가 사회를 얼마나 불안하게 만드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공포가 과학을 집어삼키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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