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손경식, 4년 만에 모인 한일 경제인 모임서 尹 결단 지지…이유는?
김윤도 한일경제인회의서 양국 경제 협력 강조…日측 "양국 제휴로 시너지 낼 것"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한일 재계가 활발한 교류에 나선 가운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엄중한 세계 정세의 파고를 넘기 위해 양국의 협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회장은 16일 서울에서 열린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에 참석해 "한국과 일본이 위치한 동북아 지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나날이 커지고 있어 몹시 우려스럽다"며 "국제 정세 대응과 양국의 국익 증진을 위해선 양국 관계가 반드시 정상화돼야 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한일 양국은 서로가 협력의 끈을 튼튼히 유지할 때 서로의 평화와 번영을 확고히 할 수 있다는 현실을 다시 한 번 직시해야 한다"며 " 이는 인류 보편의 가치 즉, 자유, 민주, 평화 수호에 대한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北 핵위협·미중 대립 속 한일 관계 개선돼야"
손 회장은 북한의 핵위협과 미·중간 대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 증가 등을 이유로 한국과 일본이 건전하고 안정된 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북한은 올해만 10차에 걸쳐 시험발사를 했고, 핵 선제사용 가능성을 높인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서의 핵위협을 크게 증가시켰다"며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과 대립은 군사, 외교 영역을 넘어 무역, 기술 영역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데다, '통일'을 지향하는 중국과 현상 유지를 확보하려는 대만 간 대립도 격화돼 이를 억제하려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동북아에서 더 고조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 불안과 공급망 혼란, 에너지·식량가격의 앙등은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며 "그 여파는 해당 지역을 넘어 전 세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어 참으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지난 몇 년간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역내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증폭시켰으나, 다행히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이 12년 만에 개최되면서 양국 관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회담들은 앞으로 양국이 동북아의 평화 질서를 구축해 가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양국 셔틀외교와 관계 회복을 이끌어 낸 윤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지지해 눈길을 끌었다.
손 회장은 "국내에서 일본 측의 과거사에 대한 사과 없이 양국 관계를 복원하는데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지만, 윤 대통령이 용단을 내려 양국의 관계 회복을 실현하게 됐다"며 "윤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을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렵게 이뤄낸 한일 관계의 복원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은 외교, 안보, 경제, 문화 차원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양국의 번영과 동북아의 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며 "이러한 한일 관계를 기반으로 한 한국과 미국, 일본의 3국간 협력 역시 세계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손 회장은 "인접국인 한일 양국은 아시아에서 2개국밖에 없는 OECD 회원국으로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특히 대규모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미국의 동맹국"이라며 "한미일 3개국의 협력을 통해 복합위기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전략적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 "한일 경제협력, 세계 1등 위한 필연적 선택"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도 이날 회의를 통해 양국의 경제 협력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일 경제협력은 세계 시장에서 1등을 위한 필연적 선택"이라며 "우수한 장점을 살려 협업한다면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양국 경제는 공급망으로 촘촘하게 엮여 있고 서로 보완하는 소중한 파트너"라며 "양국 미래는 누가 이기거나 지는 관계가 아닌 상호이해 속에 선의로 경쟁하는 관계"라고 정의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화상으로 진행됐다. 이 회의는 원래 1969년부터 매년 양국을 오가며 개최됐다. 올해는 4년 만에 양국 기업 관계자와 학계, 정부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하는 대면 회의로 재개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는 "양국 협력은 주변을 둘러싼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양국이 제휴로 서로 보완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이번 회의를 통해 양국이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서 어떤 협력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반도체를 비롯해 우주·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급망 협력에 합의한 만큼, 이와 관련해 이번에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한일 관계 개선에 발맞춰 요코하마에 3천억원을 들여 반도체 개발 거점을 신설키로 한 것도 이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회의를 통해 삼성전자에 이어 양국 기업들의 추가 협력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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