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상승에 추풍낙엽' 카드사, 모두 울었다
카드사 모두 순익 감소…전년비 23.38% ↓
현대카드, 유일하게 연체율 하락·충당금 감소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냈던 카드사들이 올해 1분기에는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카드사들의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줄줄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조달 비용이 오르고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대손충당금 적립도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 현대카드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이다.
카드사들 씁쓸한 성적표…조달금리 상승 영향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58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분기 7640억원 대비 23.38%(1786억원) 감소한 수치다. 7개 카드사 모두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준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하나카드가 가장 크게 줄었다. 하나카드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3% 급감했다. 그 뒤로 우리카드가 458억원으로 46.4% 줄었고 롯데카드는 544억원으로 40.5% 감소했다. 업계 3위인 KB국민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도 8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 줄었다.
그나마 선방한 곳은 신한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 3곳이었다. 모두 한 자릿수 감소 폭을 보였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6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759억원 대비 가장 낮은 순이익 감소폭(5.2%)을 보였다.
삼성카드는 전년 동기 1608억원보다 9.5% 줄어든 14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현대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708억원으로 전년동기 767억원 대비 7.9% 줄었다.
이런 카드사들의 순이익 감소에는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자금 대부분을 시장에서 조달한다. 이중 여전채 조달 비중이 70%에 달해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그만큼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여전채(AA+, 3년채 기준) 금리는 지난 11월 6%대까지 올랐다가 최근 3%대 후반으로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난해 1월초 2.4% 대비 높은 상황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사들은 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높아지며 이자비용이 증가한 것이 순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그나마 선방?
카드사들의 영업이익 감소 폭은 더 컸다. 하나카드 1분기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6.2% 급감했다. 우리카드 1분기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50.3%, 국민카드는 1118억원으로 32.5%, 롯데카드는 680억원으로 38.6%가 각각 줄었다.
업계 1·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신한카드 1분기 영업이익은 203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3.09% 줄었다. 삼성카드 영업이익은 1918억원으로 11.4% 감소했다.
다만 현대카드는 전년대비 1.5% 늘어난 9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법인세 영향으로 순이익은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세전순이익만 보면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연체율(30일 이상 연체된 채권 비율)도 현대카드만 다른 행보를 보였다. 올해 1분기 현대카드를 제외한 6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일제히 상승하며 1%를 넘어선 반면 현대카드만 유일하게 1% 미만을 기록하며 개선됐다. 현대카드의 연체율은 0.9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9%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의 대손비용은 62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 줄었다. 실제 현대카드를 제외한 6개 카드사가 올해 1분기 쌓은 대손비용은 738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658억원보다 58.46% 증가했다.
카드사는 채무자로부터 카드론 등 대출을 회수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해 충당금을 쌓는다. 이는 연체율과 함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애플페이가 현대카드 실적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카드의 올 1분기 신용판매 취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조7021억원, 16.2% 증가했다. 회원수는 1126만명으로 전년 동기 1035만명보다 8.8% 늘었다. 10~30대가 주로 사용하는 체크카드는 32만2000장 발급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5% 급증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우량차주 위주로 보수적으로 운영하며 연체율과 건전성 관리를 했다"며 "연체율이 줄어든 것이나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유의미한 수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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