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동자들을 보세요…셀트리온 공장 건설 현장의 현실
노동자 700명인데 대변기 14개뿐
휴식도 잔디밭·창고에서 ‘간신히’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수출하는 인천 송도의 셀트리온 3공장 협력업체 건설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는 16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입주해 있는 G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셀트리온 3공장 협력업체 건설노동자들은 턱없이 부족한 화장실과 쉼터, 비좁은 식당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은 송도에 1공장(10만ℓ)과 2공장(9만ℓ)을 가동 중이며 2021년 9월부터 신축 중인 3공장(6만ℓ)은 오는 10월 준공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현재 3공장 건설 현장에 설치된 화장실은 남성 소변기 16개, 대변기 14개, 여성 3개가 전부로 건설 노동자 700명이 사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전체 건설 노동자 중 남성 600명, 여성 100명 기준으로 보면 남성 소변기는 37.5명당 1개, 대변기는 42.9명당 1개, 여성은 33.3명당 1개에 불과하다. 건설 현장 특성상 휴식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화장실 이용이 몰리는 상황에서 대·소변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민주노총은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휴게실도 부족해 자재 창고 선반이나 야외 잔디밭 등에 종이상자를 깔고 쉬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식당도 협소해 노동자들은 매일 점심시간마다 30분 이상 줄을 서야 밥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발주처인 셀트리온과 원청업체에 건설노동자들을 위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5차례에 걸쳐 면담을 제안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람을 살리는 제약공장을 짓는 건설노동자들은 참혹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송도를 관할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나서 적극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장의 시공사인 성도이엔지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등 법규를 준수해 편의시설을 설치했는데, 공사 현장이 워낙 넓어 부족하다고 여긴 만큼 노조측과의 협의를 통해 편의시설을 확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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