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징계취소 항소심…이정화 "직권남용 안된다 했더니 박은정이 빼라 했다"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 소속…"징계사유 안된다 여러번 주장"
尹징계취소 소송 1심 패소…법원 "중립의무위반 외 모두 유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이정화 수원지검 여주지청 부장검사가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사유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법무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소속이었던 이 부장검사는 윤 대통령 징계사유를 검토했으며 이후 법무부의 감찰보고서 일부 내용이 삭제되는 등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수정됐다고 폭로한 바 있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판사 심준보 김종호 이승한)는 16일 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청구 소송의 두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 부장검사는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입수한 후 박은정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직권남용이 될지 검토해보라고 했다"며 "1차 보고서에서 직권남용 성립이 어렵다고 결론내렸으며 이후 다른 징계사유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해 2차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 분석 문건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수사정보에 해당하지 않는 판사들의 정보를 수집해 작성한 문건이다.

이 부장검사는 이어 "마지막 3차보고서 논의 과정에서 '이정화 검사가 작성한 보고서에 직권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파견검사가 지적하자 박 담당관이 빼라고 했다"며 "부당하다 생각했지만 법무부가 하는 것이기에 직권남용을 빼고 직무상 의무위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3차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다른 징계사유인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 방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재판부 분석 문건이) 직권남용이 되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감찰담당관에게 보고했는데 말이 없길래 받아들인 줄 알았다"며 "그러나 추후 (윤 대통령이) 직권남용으로 수사받는 것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또 "채널A 사건도 감찰방해로 보기 어렵다고 했지만 감찰담당관이 동의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며 "서로 견해가 다른 부분이기에 적극적으로 말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6월20일 노정환 울산지검장을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노 지검장은 윤 대통령 징계 국면 당시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재직했다.

앞서 2020년 11월 추미애 장관 재임 시기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징계 사유는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재판부 분석 문건 작성·배포 △정치적 중립 훼손 등 여섯 가지였다. 윤 대통령은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윤 대통령에게 적용된 네 가지 징계 사유 중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사유만 인정되지 않을 뿐 나머지 사유는 모두 정당하다고 봤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