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내려도 세입자 못 구해요"… 은평구, 역전세난 경고등

박순원 2023. 5. 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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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주요 아파트 전세 가격이 눈에 띄게 낮아지면서 일대에 역전세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특히 은평구 녹번동에선 전세 가격을 지난 2021년 대비 2억원 이상 내려도 새 임차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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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녹번 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 전경. 이 단지 전용84㎡ 전세 가격은 2021년 5억3000만원 수준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3억5000만원 매물도 새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부동산 제공>

서울 은평구 주요 아파트 전세 가격이 눈에 띄게 낮아지면서 일대에 역전세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특히 은평구 녹번동에선 전세 가격을 지난 2021년 대비 2억원 이상 내려도 새 임차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16일 녹번동 일대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현재 '녹번 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 전용 84㎡ 전세 호가는 3억5000만원 수준이다. 2년 전 같은 크기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는 5억3000만원에 달했지만, 최근 2억원(-40%) 가량 떨어진 가격에도 새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녹번동은 은평구 내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이다.

녹번동 아파트 전세 가격이 급락하다 보니 이 일대 매매 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녹번 대림 e편한세상 전용 84㎡ 매매 호가는 6억5000만원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 2월 실거래가(8억5000만원)보다 2억원 낮아진 가격이다. 녹번동 일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신설·제2 코엑스 건설 등 개발 호재를 품고 있는 지역이지만, 아파트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녹번동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2021년 전세 고점 당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아파트 매물 다수가 올 하반기 임대차 시장에 나오게 될텐데, 재계약 시 가격을 수억원 이상 낮춰야 할 것"이라며 "3분기부터는 역전세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녹번동 신축 아파트 전세 가격도 2년 전 대비 크게 떨어졌다.

녹번역 인근에 위치한 래미안 베라힐즈(2019년 입주) 전용 59㎡ 전세 매물은 2021년 말 최고 6억60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4억3000만원 수준에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다. 같은 아파트 전용 84㎡ 역시 2021년 8월 8억5000만원에 임차인을 찾았지만 최근 전세 호가는 5억원대 까지 떨어져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은평구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해 1월 3주차 이후 1년 4개월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지역 평균 전세 가격이 지난해 6월부터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타 자치구보다 더 오랜 기간 하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이나 마포·용산 등은 직접적인 호재가 있어서 가격이 올랐던 지역이지만, 서울 외곽 지역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은평구의 경우 GTX-A 개통 지연 등의 이슈가 있어 전세·매매 가격 하방압력을 더 크게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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