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조세포탈·수익은닉...김남국, 3가지 혐의 적용 이유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는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고 밝혔다. 2023.5.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남국 의원이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를 보유했다는 논란과 관련,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압수수색 영장에 정치자금법 위반 등 3가지 혐의를 적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가상자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준동)는 이날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등에 수사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전날에도 업비트와 빗썸, 카카오 계열사를 상태로 김 의원의 계좌 정보와 거래 내역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조세포탈·범죄수익 은닉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은 제3자로부터 부적절한 방법으로 코인을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정치자금은 당비, 후원금, 기탁금, 보조금, 정당의 당헌 당규에서 정한 부대수입 등을 말한다. 각각의 종류마다 기부 금액 한도와 방식 등이 정해져 있다. 당비와 후원금의 경우 관련 단체에 영수증도 제출해야 한다. 만약 적법하지 않은 방식으로 기부 또는 기부를 받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자금법의 핵심은 정치인이 기부금, 기탁금 등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받았는지 여부"라며 "보통 정치자금은 정확하게 신고되고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는데, 김 의원의 경우 제3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방법으로 받았다고 하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예자선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위믹스 127만개를 본인의 돈으로 샀다고 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만약 제3자에게 120만개 중 일부 또는 전부를 받았다고 하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치자금법은 단순히 자금 뿐만 아니라 내부 정보를 받은 것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가상자산 거래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범죄수익은닉, 조세포탈 혐의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 붙는다.

예 변호사는 "만약 김 의원이 부정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한다면 이는 범죄수익으로도 볼 수 있다"며 "검찰 입장에서는 우선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역시 "디지털코인의 익명성을 이용해 김 의원이 자금을 분산하고 차명해 추적을 어렵게 했다면 자금 은닉으로 봐서 조세포탈 혐의가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세포탈은 가상자산 수익에 대한 소득세와 연관성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은 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 변호사는 "검찰이 가상자산 수익에 대한 소득세를 안냈다는 이유로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 연구위원 역시 "조세포탈은 조세 신고 의무위반 뿐만 아니라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제3의 작위적인 행위를 했을 때도 적용될 수 있다"며 "다른 위법 사안이 있는지는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가성 여부가 입증이 되면 뇌물죄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승 변호사는 "위믹스가 김남국 의원이 정치활동에 쓰라고 코인 줬다 하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며 "그런데 더 나아가서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거래가 있었다면 뇌물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믹스 80여만 개(당시 시세 60억원)를 보유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는 지난해 2월 말~3월 초 전량 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김 의원은 2월 비주류 코인인 '비트토렌토'에 투자해 약 1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비주류 코인이 상장하기 직전 거액을 투자하고, 매도해 수억원의 차익을 챙긴 의혹도 받고 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