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부동산 경착륙 우려 어느 정도 해소…당분간 미분양 늘지 않을 것"(종합)

김아름 2023. 5. 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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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원 장관 "미분양 해소 위해 정부 개입 없을 것…건설사 자구 노력해야"
"이르면 3년 뒤 부동산 공급 위축에 따른 가격 폭등 요인 작용할 수도"
고속버스 요금 인상 불가피…"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승인 지원할 것"

[세종=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취임한 지 1년을 맞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현재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된 것으로 판단했다. 당분간 미분양은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며 오히려 공급 위축에 따른 가격 폭등 요인을 우려해야 한다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세종시 바우정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尹 대통령 주문에 “경착륙 우려 해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앞으로의 금융상황에 따라서 주택가격 상승의 부분적인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초에 걱정했던 경착륙 우려는 해소된 걸로 본다”며 “부동산 가격이 상승 반전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게 모든 부처의 공통적인 인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 장관은 “공급 부분에서는 특히 금리가 오르고 일부 지방에서 미분양, 그리고 일부 한계 기업에서의 피해 면책, 인허가 전 브릿지론에서 인허가 후 본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그 이후 중도금·잔금대출 통해 입주까지 가는 시점에서 공급업체가 인허가·착공·분양을 계속 미루는 경향이 있다”며 “빠르면 3년 뒤 공급 위축에 따른 가격 폭등 요인으로 작용할지 여부 등을 대통령께 보고했다”고 했다.

미분양 상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전체 미분양은 9만호 선으로 가다가 일부 해소되고 있다”며 “준공 후 미분양 역시 9000호 정도에서 멈춰 있는데 늘어날 지표는 없다”고 일축했다.

기존에 거론하던 미분양 주택의 정부매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재확인했다. 원 장관은 “미분양 임의 해소를 위한 정부 개입은 없다”며 “분양가를 낮추고 임대로 돌리는 등 (건설사가)자구 노력을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방에 한해 위축지역을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그는 “대구, 충청 지역의 미분양 수가 많고 다른 지역은 의미 있는 미분양 수는 안 올라오고 있다”며 “수요를 무시한 과잉공급이 이뤄져 있는 게 기본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어 이 문제는 공급을 조절해 시간을 두고 해결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시공순위 10위 내 기업이어서 충분히 그 시간 동안 버틸 만하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 역시 미분양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 팔리면 할인분양을 할 수 있게 시장에 맡겨도 된다”며 “일종의 과도기이므로 주택시장이 가장 좋았던 때를 기준으로 그만큼의 수준을 유지하도록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속버스 요금 인상 가능성 언급

원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을 대신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경매·공매 등의 절차를 밟은 뒤 회수한 금액을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사후정산’ 방안에 대해선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원 장관은 “말이 사후정산이지, 불가능한 일이다”며 “먼저 보증금을 돌려주고 정산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정산금이 없기에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세사기 피해자의 경매 대행을 충분히 지원하겠고 했다. 원 장관은 “예상되는 피해자가 수만명이기에 수백억원 수준의 경매 대행 예산과 인력이 소요된다”며 “피해자가 경매 대행을 이용하겠다고 한다면 충분히 제공한다는 전제 아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 법안소위에선 정부의 ‘경공매 원스톱 대행 지원’ 제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국토위 여당 간사 김정재 의원은 “경공매 과정 전체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견을 듣고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다”며 “비용은 정부와 피해자 5대5로 정부가 법적, 행정적 절차를 대행해 주는 안을 가지고 온 만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밖에 각종 공과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고속버스 관련 비용 인상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물가급등 때 고속버스 요금을 인위적으로 묶어놔 두 번으로 나눠 올리기로 했기 때문에 고속버스 요금은 계속 누르고 갈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에 대해서도 오랜 침묵 끝에 입을 열고 “합병 승인하면 문제없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임무다”며 “EU(유럽연합)에서 제동을 걸어 결국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산업은행,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다시 국가정책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는데 그 경우에도 국민을 위해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 장관은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GS건설은 검단 뿐 아니라 위례에서도 문제 사례가 나왔고 서울역 근처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며 “경영적 요인으로 비용 통제를 해서 이런 건지, 아니면 1등 브랜드란 자만감 속에서 쉽게 생각한 건지, 아니면 우리 눈에 안 보이는 불법 하도급 문제가 있는 건지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아름 (autum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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