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손준호, 中 공안에 닷새째 구금…축구선수가 웬 수뢰죄?

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2023. 5. 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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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중국 정부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형사구류"
상하이공항에서 가족과 출국하려다 공안에 체포돼
승부조작 아닌 수뢰 혐의…구체적인 내용은 미공개
석방시점 언제?…중국선 최장 37일 형사 구류 가능
축구 국가대표 손준호. 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도 참가했던 손준호 선수가 지난 12일부터 닷새째 중국 공안에 구금된채 조사받고 있다.

손 선수의 혐의는 '수뢰죄'로 중국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팀의 간판급 선수가 어떻게 뇌물 관련 사건에 연루됐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손 선수 관련 질문에 "최근 한국 국민 한 명이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랴오닝성 공안기관에 의해 법에 따라 형사 구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간첩죄와는 상관 없는 뇌물 사건과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중국은 법치국가이며, 관련 사건을 법에 따라 처리하고, 당사자의 각종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한다"며 "랴오닝성 공안 기관은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영사통보를 했으며, 한국 측 영사관원들의 영사직 수행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의 설명처럼 현재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중국어가 서툰 손 선수에게 통역 등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빠른 석방을 위해 동부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선수는 지난 12일 상하이공항에서 가족과 함께 출국하려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까지 닷새째 중국 공안에 구금된 채로 조사를 받고 있다.

통상 중국 공안 당국은 조사를 마칠때까지 구체적인 혐의나 조사 내용 등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수뢰죄' 혐의라는 것 외에 손 선수가 무슨 이유로 강제 조사를 받고 있는지 알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현지 매체들은 손 선수가 소속팀인 산둥 타이산의 하오웨이 감독이 연루된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손 선수가 소속팀이 위치한 산둥성이 아닌 랴오닝성 차오양시 공안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는 설명이다. 랴오닝성 공안은 중국 프로축구계에 만연한 승부조작 비리를 주도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중국 외교부가 밝힌 바와 같이 손 선수의 혐의는 '수뢰죄'라는 점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손 선수가 승부조작을 위해 뇌물을 주고받은 사건에 연루된 것인지, 아니면 손 선수가 누군가에게 뇌물을 준 것인지, 그 반대인지 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손 선수가 중국 공안으로부터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손 선수 측에 따르면 그가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출국하려고 한 12일은 공교롭게도 소속팀인 산둥 타이산 관계자들이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와 관련해 단체로 참고인 조사를 받기로 한 날이었다.

이에 손 선수가 조사를 회피하고 출국을 시도한 것으로 오해하고 중국 공안이 그를 급하게 공항에서 체포해 닷새동안 구금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손 선수 측은 가족들을 한국에 데려다 준 뒤 다시 돌아오려고 왕복 항공편까지 예매했으며, 승부조작이나 뇌물과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공안 조사에서 관련 혐의에 대한 손 선수의 이같은 소명이 받아들여지면 조만간 손 선수는 풀려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 구금 상태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 중국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구금 상태로 진행하는 강제 수사인 '형사 구류'는 필요에 따라 최장 37일까지도 가능하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프로축구 승부조작 의혹이 축구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리티에 전 중국 대표팀 감독이 체포되는가 하면 축구협회 고위 인사 여러명이 수사대상에 올랐다. 또 지난 3월에는 손 선수와 같은팀 소속인 한 재중 교포 선수가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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