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바닷바람·MZ세대 여성" 맥주시장 1위 노리는 하이트진로의 승부수

박소영 2023. 5. 16. 17: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15일 '왜 새 맥주에 국내에서는 낯선 덴마크 맥아를 선택했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2019년 테라(TERRA) 출시 이후 4년 만에 나온 하이트진로의 새 맥주 '켈리(Kelly)'는 덴마크 맥아를 100% 사용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테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호주산 맥아를 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제품 켈리 출시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인터뷰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켈리 출시 이후 그는 공식 행사에서 켈리의 병과 캔 색인 주황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공
"2년 동안 시장을 조사하며 소비자는 부드러움과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맛의 공존을 원한다는 답을 얻었죠. 그래서 덴마크 맥아를 선택했습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15일 '왜 새 맥주에 국내에서는 낯선 덴마크 맥아를 선택했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2019년 테라(TERRA) 출시 이후 4년 만에 나온 하이트진로의 새 맥주 '켈리(Kelly)'는 덴마크 맥아를 100% 사용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켈리의 수식어인 '라거의 반전'도 이 덴마크산 맥아가 있어 가능했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테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호주산 맥아를 쓴다. 반면 덴마크는 지난해까지 맥아 수입 국가 중 7위에 머물 정도로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았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덴마크 왕실 맥주' 칼스버그를 자주 방문한다"는 김 대표는 좋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좋은 원료를 쓴다는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어 그는 "덴마크 유틀란트반도의 해풍을 맞고 자란 맥아가 우리가 원하는 맛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가장 뛰어났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는 외부 컨설팅까지 거치며 맥아 선택에 공을 들였다. 회사 관계자는 "덴마크로 날아가 확인하니 ①농약 사용 규제를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자연친화적 환경 ②24시간을 더 발아시키는 '슬로 발아' 공법 ③1년 내내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부드러운 고품질의 맥아를 직접 확인하며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활용해 강렬한 탄산감을 내며 부드러움과 청량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평가했다.


"테라도, 켈리도 다 잘 팔린다... 시장점유율 50% 목표"

하이트진로가 테라에 이어 4년 만에 출시한 신제품 라거 맥주 '켈리'. 하이트진로 제공

출시 한 달이 조금 지난 켈리는 12일 기준 111만 상자(330㎖ 기준 30병)가 판매됐다. 100만 상자 기준으로는 출시 36일 만에 돌파했는데 이는 2019년 테라가 세운 기록 39일을 사흘 앞당겼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제 예열이 끝났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켈리의 초기 판매 속도가 우리 계획보다 빠르다"면서도 "맥주는 소주와 달리 한 달 정도 발효 기간이 필요한 만큼 6, 7월에는 (판매량 성장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서운 신인' 켈리가 혹시 '하이트진로의 에이스' 테라의 시장을 잠식하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자기시장잠식)'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두고 김 대표는 "그럴 리 없다"고 했다. 그는 "테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만 상자 더 많은 358만 상자를 팔았다"며 "전체 주류 판매도 전년 대비 25%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참이슬과 진로를 통한 투트랙 전략으로 소주 시장 점유율 1위를 탄탄히 다진 것처럼 테라와 켈리로 12년 만의 맥주시장 1위 탈환을 노린다. 김 대표는 "30% 후반대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테라만 가지고는 30년 넘게 한 브랜드로 시장 1위를 유지하는 경쟁사를 이길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강조했다.

테라의 주재료인 호주산 맥아보다 비싼 덴마크산 맥아를 쓰고도 두 제품의 가격을 똑같이 한 것도 또 다른 승부수다. 원료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김 대표는 "현재는 원가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당장은 인지도를 높이며 더 많은 소비자가 마시도록 하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계산이다.

김 대표는 특히 대학가에서 여성들이 켈리를 주로 병으로 마시는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진로이즈백도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를 타깃으로 출시했지만 차츰 연령대 높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았다"며 "20대 여성들의 소비 트렌드가 전 연령대의 수요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켈리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