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재정준칙 도입, 복지 삭감으로 이어질 것”

재정준칙 반대 기자회견. 장혜영 의원실 제공

시민 사회와 정의당은 재정준칙 법제화가 복지 삭감을 불러올 수 있다며 도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경실련·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화견을 열고 “정부·여당의 재정준칙은 재정건전성에 기여한다기보다는 긴축의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재정준칙 도입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부자감세와 결합해 복지와 사회서비스 삭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고, 국가채무 비율이 GDP의 60% 이상일 때는 적자 폭을 2%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재정준칙 도입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 의원은 2년 연속 세수 오차 발생과 올해 세수 결손 위기를 언급하면서 “기획재정부는 재정준칙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고, 운용할 능력이 없이 무리하게 도입된 제도는 완전히 다른 수단이 되기 쉽다”며 “재정준칙이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해도 윤석열 정부와 만나면 무자비한 긴축의 도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과 함께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거대 야당은 번번이 윤석열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며 “거대 양당이 재벌 부자감세와 K칩스법에 이어 민생 위기 상황에서도 나라 살림에 빗장을 거는 것에 합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윤정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공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공기관의 착한 적자를 문제삼아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공공 부문의 축소와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시킬 재정준칙 법제화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내세운 재정준칙 도입 효과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고정된 수치의 재정준칙은 불확실성이 큰 현실에서 온전히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판명된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기재부는 재정준칙을 도입하면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가고 국고채도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될 것이라며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교수는 “국가 재정을 걱정한다면 부자감세를 보유세·자산과세부터 정상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