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도의회, 송악산 매입 갈등 대규모 예산 삭감으로

제주도의회, 상임위 계수조정 거쳐 추경안 430억 원 삭감

송악산 사유지 매입을 둘러싼 제주도와 도의회의 신경전이 추가경정예산 대폭 삭감으로 이어지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제주도의회가 16일 공개한 올해 첫 추경예산안 계수조정 결과를 보면 5개 상임위의 삭감규모는 430억원이나 된다.

상임위별로는 △행정자치위원회 156억 8천만 원 △보건복지안전위원회 71억 2100만 원 △문화관광체육위원회 59억 5천만원 △환경도시위원회 109억 4천만 원 △농수축경제위원회 34억 원 등 모두 430억 9100만원이다.

이같은 감액 규모는 추경안 실질 증가액의 10분의 1수준이다.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활력화'를 기조로 한 제1회 추경안의 규모는 7조 4767억원이지만 본예산 대비 실질적 증가액은 4128억원이기 때문이다.

역대 본예산에 대한 삭감액은 지난 2016년 이후 264억 원~538억 원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추경안은 본예산 수준의 삭감이 이뤄진 것이다.

또 삭감을 하면 다른 분야 예산으로 증액되던 관행과 달리 이번에는 다른 예산에서의 증액도 7억 원에 그쳤다.

제주도와 도의회의 신경전은 이처럼 대규모 예산 삭감으로 이어지며 격한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최초 갈등은 제주도가 보조금 심사과정에서 도의회 증액 사업 일부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시작됐다

특히 송악산 사유지 매입안이 담긴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도의회에서 심사보류되며 날선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중국자본인 신해원유한회사의 송악산 일대 토지 40만 748㎡를 571억 원에 매입해 난개발과 경관사유화를 막는다는 제주도 계획에 도의회가 제동을 건 것이다.

이번 추경안에도 151억 원이 편성됐지만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사보류로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별도 입장문을 내며 도의회의 심사 보류로 토지주가 송악산 주차장과 올레길, 진입로 등의 통행제한을 할 수도 있어 관광객과 도민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양경호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제주도의 입장발표에 대해 이번 추경안 편성 과정에서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와의 소통이 부재했다며 제주도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각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는 추경 편성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 공약사업의 과다한 편중과 우회증액, 부동의 사업에 대한 일관성 없는 감액 편성 등 많은 문제가 제기됐다며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채 이미 용역까지 발주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양 위원장은 500억 원대 예산이 소요될 송악산 유원지 부지 매입과 관련해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의 심사 보류 결정을 언론 브리핑까지 하며 도의회를 압박한 것은 의회의 고유권한과 기능을 훼손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16일부터 심의에 돌입한 추경예산안 예결위 심의에서도 대규모 삭감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제416회 도의회 임시회는 오는 19일 폐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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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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