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이 10년 더? 대선 직후 곤두박질친 튀르키예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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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로 꼽히는 튀르키예 대선이 예상 밖의 결과를 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물가 폭등, 대지진 등 악재 속에서 여론조사 열세를 뒤집고 득표율 1위를 기록한 것.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최고선거위원회(YSK)는 전날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49.51%,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44.88%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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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로 꼽히는 튀르키예 대선이 예상 밖의 결과를 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물가 폭등, 대지진 등 악재 속에서 여론조사 열세를 뒤집고 득표율 1위를 기록한 것. 에르도안의 낙선을 기대했던 금융시장은 찬물 세례를 맞았다. 튀르키예 증시는 대선 후 첫 거래일에 급락했고, 리라화 가치는 더 떨어졌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최고선거위원회(YSK)는 전날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49.51%,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44.88%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승부는 오는 28일 결선투표에서 가려지게 됐다.
어느 후보도 승기를 거머쥐지 못했지만, 사실상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선 직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게 밀리는 양상이었다. 투표일 직전 실시된 두 번의 여론조사에서는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지지율이 50%를 넘기도 해 1차 투표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분위기가 에르도안 대통령 쪽으로 넘어오면서 다수의 외신과 전문가는 결선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은 즉각 민감하게 반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실각하면 그가 추진해 온 '역주행 통화정책'과 이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너져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높은 금리가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며 저금리 정책을 고수해왔다. 지난해 11월까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지난 2월에도 한 차례 추가 인하하면서 14%였던 튀르키예의 금리는 8.5%까지 낮아졌다. 그 결과 튀르키예 물가는 급등했다.
이날 이스탄불 증시는 개장 전부터 벤치마크 지수가 6.38%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 보르사 이스탄불 증권거래소는 개장 전인 오전 9시 55분부터 오전 10시 30분까지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가지수 급등락 시 일시적으로 주식 매매를 정지하는 제도다. 이스탄불 증시 비스트100지수는 6.14%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최근 몇 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리라화 가치는 불확실성을 흡수하며 최저점을 찍었다. 이날 달러당 리라화 값은 19.70까지 오르기도 했다. 리라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의미다. 컨설팅업체 크립스톤스트래티직매크로 창업자 마이크 해리스는 CNBC에 "불행히도 튀르키예인의 49%가 경제 위기에 표를 던졌다"며 "앞으로 2주 안에 리라화 가치가 더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선투표 이후의 상황을 가늠하기 어려운 터라 당분간 금융시장의 혼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탄불 코치대학 셀바 데미랄프 교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현 정부는 선거 결과를 성공의 증표로 받아들이고 기존 저금리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며 "엄격한 금융 억압도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승리하면 최장 2033년까지 집권을 연장할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현재 69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이 열리는 셈이다. 그는 2003년 총리로 실권을 잡은 뒤 2014년 직선제로 대통령이 됐으며, 이후 2017년 개헌을 통해 국가를 대통령제로 바꾸고 자신이 최대 2033년까지 재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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