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인력 절반으로 뚝…“그래도 韓원전은 죽지 않았다”
5년전 제작한 소재 아직도 보관
녹슬까봐 페인트로 칠하기까지
文정부 5년간 텅 비었던 공장
산한울 3·4호기 재개에 고무
이동현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공장장은 “녹이 슬까봐 페인트칠을 해뒀다”면서 “이제 공장이 돌기 시작했으니 공장 안으로 들여 놓고 페인트를 벗겨낸 뒤 다시 작업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창원공장에선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을 열고 6년 만에 재개된 원전 수주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전체 면적 430만㎡(130만평),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이르는 창원공장에선 아직까지 한기가 감돌았다. 생산직 직원들의 모습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내내 지속된 탈원전 정책 기조로 원전 신규 발주가 전무했던 탓이다. 이곳 공장에선 이제까지 원자로 34기, 증기발생기 124기를 제작했지만 문재인 정부 때 발주돼 제작된 것은 없다. 한때 높이 23m, 직경 6m, 무게 775t에 이르는 증기발생기 스무개가 한꺼번에 제작된 적도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격세지감 수준이다. 증기발생기 등 교체용 주기기를 제작하며 공장을 유지해 왔다.
일감이 없으니 직원 수도 급감했다. 한때 원자력공장에서 근무하는 용접공 등 생산인력은 350여명에 이르렀지만 작년에는 160여명으로 줄었다.
이동현 공장장은 “이제 수주를 재개했으니 인력도 충원할 것”이라며 “(원전 제작) 용접사를 양성하는데는 시간이 꽤 소요된다. 40~50명을 올해 들어 충원했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률도 뚝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한해 동안 주조·단조공장 연평균 가동률은 92.5%에 이르렀지만, 올 1분기 평균 가동률은 73.5%로 낮아졌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원자력산업 실태 조사 결과 국내 원자력 산업 매출은 2016년 27조4513억원에서 2020년 22조2436억원으로 19% 감소했다.
다만 460여개 협력업체 수는 거의 변함이 없었다. 이들 업체가 한국 원전 부활의 원동력인 셈이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이날 행사에서 “그동안 버텨준 협력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전 정부가 원전 산업을 억누르는 상황 속에서도 소형모듈원전(SMR) 분야를 통해 활로를 모색했다. 미국의 SMR 전문기업 뉴스케일파워의 핵심 기자재 소재 제작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고, 또다른 SMR 선도기업 엑스에너지와 협력도 진행하며 SMR 분야 전문 파운드리(제조 전문업체)로 변신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3월 한국수력원자력과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창원 원전 생태계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원전 생태계 활성화의 기운이 더욱 빠르게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해외 원전 수출을 위한 팀 코리아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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