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아성에 도전” 위기의 카카오엔터 클라우드 공략

김은성 기자 2023. 5. 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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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 내정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의 기업간 거래(B2B) 사업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가상서버)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해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글로벌 기업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이달 글로벌 기술 수준의 멀티 ‘가용영역’(AZ)을 출시하고 기업용 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 내정자는 1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카카오 i 클라우드’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소개하는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회사를 개편하고, 비핵심 분야의 사업 철수 등이 진행될 것이라고 알렸다. LG CNS 출신으로 8년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이끈 백 대표는 사임 의사를 밝히고, 이경진 클라우드부문장(부사장)이 차기 대표로 내정됐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형 IT(정보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클라우드 외에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 등을 운영한다. 이날 미디어 행사는 카카오가 클라우드를 주제로 처음 진행한 것으로, 이 내정자의 발표는 수익 악화에 시달리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위기 돌파 타개책인 셈이다.

이 내정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오는 31일 선보이는 ‘멀티AZ’를 통해 고성능 클라우드 도입을 희망하는 게임·의료·제약·AI·블록체인 등의 기업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멀티AZ는 다수의 데이터센터에 워크로드(주어진 시간 안에 컴퓨터 시스템이 처리해야 하는 작업의 양)를 배치해 하나의 AZ에 문제가 발생해도 클라우드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기술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들도 재난·재해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제공하는 기술로, 국내 CSP 중에선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또 카카오i클라우드는 AZ 내에 완벽하게 격리된 VPC(가상 개인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기업의 자체 설비로 보유·운영하는 서버) 간 손쉽고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는 TGW(Transit Gateway) 서비스를 통해 다른 클라우드와 연계를 쉽게 해 확장성을 보장한다고 소개했다.

이 내정자는 AWS 등 국내외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는 글로벌 CSP와의 차별점으로 안정성·확장성·고가용성을 꼽았다. 고가용성은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항상 작동하고 자동으로 오류를 복구해 가동 중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이 내정자는 “공공 수요 대응 위주인 국내 타 CSP들과 달리, 카카오는 그간 축적한 금융·모빌리티·게임 등 산업별 노하우를 바탕으로 민간 기업 수요 공략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갖춘 서비스를 효율적인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조직 개편으로 인한 구조조정 여부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클라우드 사업 중심으로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기존 고객과 약속한 사업은 차질없이 수행할 것”이라며 “기존 사업을 접는 것이 아닌, 해당 사업을 클라우드화하며 수익률을 맞추는 형태로 조직을 개편하는 것으로 구조조정이나 임원 해임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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