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다자녀 기준 3명 → 2명 완화···고교 졸업때까지 혜택 준다

◆오세훈표 저출생 대책 3탄
2자녀 이상땐 공공시설 무료·반값
행복카드 발급연령 만18세로 확대
장기전세주택 가점 높여 주거부담↓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다둥이 엄마·아빠 토크쇼에서 아이를 안고 웃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

[서울경제]

서울시가 다자녀 가족 혜택 기준을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으로 완화한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자녀 혜택을 주고 장기전세주택 청약 시 다자녀 가족에 부여되는 가점도 늘린다.

서울시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자녀 가족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3월 난임 부부, 4월 임산부 지원 계획을 각각 발표한 데 이은 ‘오세훈표 저출생 대책 3탄’이다.

서울시는 2자녀 가족도 보기 힘든 상황에서 3자녀 중심으로 설계된 다자녀 혜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제도를 개선했다.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중 첫째 비중은 62.7%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후 가장 높았지만 둘째(30.5%)와 셋째(6.8%) 비중은 전년보다 각각 4.5%포인트, 1.4%포인트 감소했다.

우선 서울시는 2자녀 이상이면 동일한 다자녀 가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한다. 기존에는 일부 시설에서 ‘다둥이 행복카드’를 소지한 3자녀 이상 가족에만 무료 입장 혜택을 주는 등 자녀 수에 따라 차등을 뒀다. 다둥이 행복카드는 시가 다자녀 가족에 경제적 혜택과 각종 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2007년부터 우리카드와 협력해 발급하는 신용카드·체크카드·신분확인카드다.

다둥이 행복카드를 지닌 2자녀 이상 다자녀 가족은 기존에 20∼50% 감면받았던 서울시 공공시설을 전면 무료(7곳) 또는 반값(6곳)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3자녀 이상만 해당하던 하수도 사용료 할인 혜택도 2자녀 이상까지 확대된다.

다자녀 가족 혜택이 주어지는 연령 기준도 만 13세에서 만 18세로 조정된다. 기존에는 막내 나이가 만 13세 이하인 2자녀 이상 가정만 다둥이 행복카드를 받을 수 있었지만 만 18세 이하로 발급 대상이 완화되면서 중고교 학령기 자녀들도 학원, 서점, 대중교통 요금 등 다자녀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다자녀 가족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 하반기 제43차 모집공고 때부터 장기전세주택 가점을 확대하고 우선공급 기준을 완화한다. 기존에 자녀 수 배점 항목에서 미성년 5자녀 이상 가구에 부여했던 최고 가점(5점)을 3자녀 이상 가구부터 주고 2자녀 이상인 경우도 기존(2점)보다 높은 배점(3점)을 부여한다. 우선공급 대상은 미성년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 가구로 변경한다.

24개월 이하 모든 다태아(쌍둥이 이상) 가정에는 ‘다태아 자녀안심보험’ 무료 가입을 지원한다. 내년 다태아 출생 가정부터 적용되며 기존 태아보험과 중복 지급이 가능하다. 다태아 자녀안심보험에 가입하면 응급실 이용 시 횟수 제한 없이 3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홍역·볼거리·일본뇌염·백일해 등 특정 전염병 진단비와 골절·화상 수술비, 깁스 치료비도 각각 최대 30만 원을 보장받는다.

이 밖에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고자 온라인 학습 사이트 ‘서울런’의 가입 대상을 3자녀 이상 가구의 둘째 자녀까지로 확대한다.

다자녀 혜택 기준이 완화되면서 서울의 43만여 가구가 혜택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만 18세 이하인 두 자녀 이상 다자녀 가족은 서울에 약 43만 4184가구가 있다. 이번 대책은 사회보장 협의 변경, 조례 개정, 시행규칙 개정 등 관련 절차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마무리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초저출생 상황에서 아이 키우느라 고군분투하는 다둥이 부모님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영웅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자녀 가족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정책을 지속해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