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 컸던 세종·인천의 반전... ‘외지인 투자’ 몰리며 상승폭 키워
인천 서구, 2021년 9월 이후 최다
‘바닥 다졌다’ 판단... 본격 매수 양상
낙폭이 컸던 세종과 인천 서구·연수구 등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가 회복되면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자 ‘외지인 투자자’까지 가세하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16일 조선비즈가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외지인투자 증가지역 통계와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외지인이 가장 많이 아파트를 매수한 지역은 세종시였다. 세종시 외지인 거래량은 217건으로, 전체 거래량 628건 중 34.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255건을 기록한 이후로 최다치다.
외지인은 해당 시군에 거주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지난 3월 외지인 투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 100곳 중 외지인 투자 비율이 30%를 넘어가는 곳은 20곳이 채 되지 않는다.
외지인 매수세에 힘입어 세종의 집값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세종의 아파트값은 4월 첫째주부터 5월 첫째주까지 한 달 동안 1.13% 상승하며 176개 시군구 중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지난 3월 5억7100만원에 거래된 세종시 소담동의 새샘8단지 힐스테이트세종리버파크 98㎡ 가격은 한 달 만에 8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선 지난 1월 소득 상관없이 장기 저리로 대출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강해져 거래량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호도가 높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외지인들의 투자 수요가 더욱 몰린 것이다.
전국에서 외지인 매수세가 강했던 인천 서구와 연수구도 집값이 올랐다. 청라 신도시를 품고 있는 인천 서구의 지난 3월 외지인 거래량은 187건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이는 지난 2021년 9월 222건을 기록한 이후로 가장 많은 수치다. 신도시가 있는 연수구는 143건으로 전체 6위를 차지했다.
실제 인천 서구의 아파트값은 한 달 만에 0.35% 올랐다. 전국 시군구 아파트값 상승률 5위를 차지했다. 연수구는 0.08% 올랐다. 인천 전 지역은 한 달 동안 0.13% 하락했지만, 외지인 매수세가 강했던 서구와 연수구는 상승세를 보였다. 인천 서구 청라동의 청라푸르지오 114㎡는 한 달 만에 2억1600만원이, 연수구 송도동의 송도더샵13단지하버뷰 116㎡는 1억2000만원이 상승했다.
외지인 거래 전체 5위를 차지한 충남 서산시는 전체 거래 268건 중 148건(55.2%)이 외지인 거래였다. 지난 2월 27건에 불과했던 외지인 거래는 한 달 만에 448% 증가했다. 4월 첫째주 서산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1주일 만에 0.04%까지 낙폭을 줄였다. 5월 첫째주에는 낙폭을 0.02%로 줄였다.
서울에서 외지인 거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송파구였다. 지난 3월 265건 중 90건(33.9%)이 외지인 거래였다. 이에 송파구 집값은 한 달 만에 0.17% 상승하며 전체 시군구 중 상승률 8위에 올랐다. 아시아선수촌 151㎡는 한 달 만에 4억5000만원 상승했다.
외지인 거래가 몰린 지역들은 지난해 아파트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값은 전년 대비 16% 이상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서구와 연수구도 각각 13%, 15% 가량 하락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고 금리가 안정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살아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타 지역에 비해 집값 낙폭이 컸던 신도시 위주 지역들이 가장 먼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급매물이 소진된 지역에서 반등이 이뤄진 후에도 거래량이 유지되자, ‘바닥을 다졌다’고 판단한 외지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 이후로 규제가 완화돼 거래량과 매매가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어 본격적인 반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반등세를 보이는 신도시 지역은 전통적으로 외지인의 투자 수요가 몰린다. 신축 아파트가 몰려있는 서울 송파나 대산공단의 배후도시인 충남 서산도 투자가치가 높아져 외지인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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