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집결지 폐쇄 앞둔 파주, ‘자활 지원금’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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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출입금지구역'이라고 적힌 현수막 안쪽 길로 노란 조끼를 입은 시민들이 들어섰다.
노란 조끼를 입은 이들은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주도하는 단체 회원들이며, 무릎을 꿇고 앉은 여성들은 지역의 성매매 종사자들이다.
올해 안에 용주골 폐쇄를 완결짓는다는 목표를 세운 파주시는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해 종사자 1인당 최대 4000만원을 2년에 걸쳐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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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출입금지구역’이라고 적힌 현수막 안쪽 길로 노란 조끼를 입은 시민들이 들어섰다. 이들이 발걸음을 멈춘 곳에는 여성 수십 명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이들은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주도하는 단체 회원들이며, 무릎을 꿇고 앉은 여성들은 지역의 성매매 종사자들이다.
16일 오전 찾아간 경기 파주시 연풍리의 성매매 집결지에는 50여개개 업소가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용주골’로 불리는 이곳은 한국전쟁 직후 파주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형성된 기지촌이다. 올해 안에 용주골 폐쇄를 완결짓는다는 목표를 세운 파주시는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해 종사자 1인당 최대 4000만원을 2년에 걸쳐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지원사업의 대상인 성매매 종사자들은 조례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종사자가 200명이지만 100명에게만 자활 지원금이 지급되고, 지원금 규모도 월 1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란 사실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용주골 여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 대표인 별이는 “우리가 이 일을 계속하겠다는 게 아니다. 조례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으니, 강제 폐쇄가 아닌 자립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연대하는 ‘성적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에 소속된 나영 활동가는 “조건 없이 (성매매 종사자에게) 자활지원금을 지급하고, 종사자 일부가 아닌 모두에게 지원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성단체 내부에서는 이들의 요구가 성매매 업주들에게만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혜정 사단법인 ‘인권희망 강강술래’ 대표는 “성매매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낸다고 하지만 실제 목소리의 주인공(업주)은 뒤에 숨어있는 경우가 있다”며 “성매매 종사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해보면 성매매를 계속 하고싶어하는 여성은 없다”고 말했다.
파주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자활 지원 대상은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사업을 했을 때 참여한 종사자 수가 적었던 점을 고려해 정했다”며 “지원 규모도 다른 지자체에서는 보통 1년이지만 파주시는 2년을 지원하기 때문에 적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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