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최초' 사이클링 히트…"시도했고, 치고 싶었는데" 오타니도 욕심났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가능하면 2루타 치고 싶었죠"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 맞대결에 3번 타자,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
투·타에서 희비가 제대로 교차했던 경기였다. 오타니는 투수로 7이닝을 소화했으나, 3개의 피홈런을 맞는 등 5실점(5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피홈런이 급격하게 늘어난 오타니다. 지난달 28일 오클랜드전 어슬레틱스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으로 해당 기간 무려 8개의 홈런을 맞았다.
마운드와 타석에서의 존재감은 의미가 달랐다. 오타니는 타자로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3득점 1볼넷으로 그야말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시즌 타율은 0.287에서 0.303으로 대폭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진기록도 탄생했다.
오타니는 첫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낸 뒤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4-4로 맞선 4회초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는 볼티모어 선발 그레이슨 로드리게스의 커브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흐름을 탄 오타니는 5회 네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방면에 3루타를 치며 메이저리그 최초로 선발 투수의 '힛 포 더 사이클'이라는 진기록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하지만 다섯 번째 타석에서 땅볼, 여섯 번째 타석에서 단타를 기록하며 아쉽게 해당 기록은 작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선발 투수가 5출루 경기를 펼친 것은 지난 1964년 이후 무려 59년 만이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는 별개다.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말 문을 열며, 스위퍼를 집중 공략당한 것에 대해 "깨달은 점이 몇 가지가 있다. 그 부분을 수정한다면, 다시 안타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타석에서의 활약은 분명 돋보였다. 선발 투수 '최초' 힛 포 더 사이클을 노려볼 수도 있었고, 특히 5출루 활약을 바탕으로 1964년 이후 59년 만의 기록까지 만들어냈다. 힛 포 더 사이클이 의식되지는 않았을까.
오타니는 "어려운 볼카운트였다. 볼이냐, 스트라이크냐의 카운트(0B-2S)까지 가버렸다. 2루타보다는 일단 맞추자는 생각이었다"며 트라웃이 9회 볼넷을 얻어냄으로써 2루타를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에 대해서는 "기뻤다. 하지만 나도 치고 싶어서 시도했는데 안 됐다. 가능하면 2루타를 치고 싶었다. 그래도 안타가 나온 것이 다행이었다"고 웃었다.
오타니는 전체적으로 수확이 많았던 경기라고 총평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경험이다. 반대로 내가 쳐서 점수 차를 벌렸다는 것은 좋았다"며 "투수로는 여러 시도를 하고 있고, 공부가 됐다. 한 경기씩 치르면서 더 좋은 피칭을 하고 좋은 타석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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