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간호법 거부권에… 국힘 "당연한 선택" VS 민주 "국민 뜻 거부"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둘러싸고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사진은 16일 간호법 제정 촉구 단식 투쟁을 하는 대한간호협회 대표단(왼쪽)과 간호법 반대 릴레이 단식 투쟁을 하는 한의사협회 회원.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여야의 반응이 대비된다. 국민의힘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거부한 것"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의료체제를 무너뜨리고 보건 의료계 갈등을 유발하는 법률안에 대한 불가피하고 당연한 선택"이라며 "이 법이 이대로 시행된다면 국내 의료 협업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간호법은 간호사의 처우 개선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껍데기 법안"이라며 "극단적 갈등의 책임은 정부·여당에게 떠넘기겠다는 민주당의 정치적 셈법만 남아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일방 처리한 간호법을 13개 보건의료단체가 왜 반대하겠냐"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하려는 행동은 그 어떤 방식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 이상의 파국은 막아야 한다"며 "국민의힘과 정부는 오로지 국민 건강만을 생각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며 재투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 입맛에 맞지 않는 법에 대해 계속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독선적인 정권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의원 일동은 규탄문을 통해 "간호법은 신종 감염병 대응과 치료 돌봄, 요양 등 국민에게 보다 폭넓은 간호 혜택 제공하기 위해 여야가 모두 함께 발의한 법"이라며 "국회에서 오랜 기간 정당 논의 절차를 거쳐 통과된 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입법권을 철저히 무시한 행태"라고 강조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국민을 거부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기어이 '국민과 맞서는 길'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여당은 거부권 행사 명분을 쌓기 위해 국민 분열을 선택했다"며 "민주당은 국민 뜻에 따라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간호법 제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을 국회에서 다시 의결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