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회주의자” 대체복무 신청… 2심도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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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하며 대체복무를 신청했지만 1심에 이어 2심 법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3부(재판장 이승한)는 16일 나모(33)씨가 병무청 대체역심사위원회(심사위)를 대상으로 제기한 대체역 편입 신청 기각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판단이 맞는다고 판결했다.

나씨는 2009년 신체검사에서 2급 판정을 받고 현역병 입영대상자가 됐지만 10년 넘게 입대를 연기했다. 입대를 더 미루기 어려워지자 나씨는 2020년 대체복무를 신청하면서 “나는 사회주의자인데 군 복무는 사회주의 신념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나씨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군대는 자본가의 이익만을 위해 오롯이 봉사하는 집단”이라며 “이 국가를 지키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사회주의 국가라면 기꺼이 군에 입대할 것이라고 했다. 나씨는 평소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 참가, 사회주의 세미나 주최, 대학교 학생회 활동 등을 실천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무청 심사위는 이를 기각했고 나씨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나씨의 대체역 편입 신청을 기각한 심사위의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나씨의 사회주의 신념은 유동적이거나 가변적인 것”이라며 “‘국가의 폭력’에 가담할 수 없다는 신념이 진실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앞서 1심도 “우리 헌법은 사적자치 원칙을 기초로 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선언한다”며 “헌법질서 자체를 부정하는 내용의 사상 실현의 자유까지 국방의 의무에 앞서 보호되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