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산업 관련 단체들 ‘청소년 노동시간 상한선’ 반대···“아이돌 그룹, 활동에 제약”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등 연예산업 관련 5개 단체가 ‘이승기 사태 방지법’에 포함된 청소년 연예인의 노동 시간 제한 규정 삭제를 요구했다.

5개 단체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연령을 세분화해 청소년 연예인의 용역제공 시간을 제한하는 이번 개정안은 현실을 외면한 ‘대중문화산업 발전 저해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른바 ‘이승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회계 및 보수 내역 공개 조항 신설에는 찬성한다”며 “다만 개정안에 포함된 다른 조항이 모두 통칭 ‘이승기법’이란 이름으로 불공정한 사태를 바로잡는 내용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청소년 연예인의 노동 시간 제한을 강화한 개정안의 내용이 청소년 연예인의 정상적인 활동을 막는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개정안은 기존에 15세 미만 주 35시간, 15세 이상 주 40시간이었던 노동시간 상한 규정을 12세 미만 주 25시간 및 일 6시간, 12∼15세 주 30시간 및 일 7시간, 15세 이상 주 35시간 및 일 7시간으로 강화했다.

단체들은 “산업계는 현행법에 따른 15세 미만 청소년에 대한 노동 시간 제한을 준수해왔으며 그 결과 청소년 연예인의 평균 활동 시간은 2020년 기준 현재 개정안에서 제한하는 용역 시간보다도 짧다”며 “개정안을 통한 추가 규제는 불필요하며 다양한 연령의 구성원으로 이뤄진 아이돌 그룹의 정상적인 활동에 제약을 걸어 대중문화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적인 대중문화예술인으로 성장하고 싶은 청소년은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해당 조항 삭제와 산업계와 논의를 통한 법안 재검토를 요구했다.

지난달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이른바 ‘이승기 사태 방지법’)은 연예인이 소속사의 불투명한 회계처리로 수익을 정산받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소속사가 수익 정산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법안이다.

개정안에는 청소년 연예인의 노동시간 상한선을 기존보다 낮추고 과도한 외모 관리나 보건·안전상 위험성이 있는 행위 강요, 폭행·폭언 및 성희롱, 학교 결석이나 자퇴 등 학습권 침해 등을 금지하는 청소년 연예인 권익 보호 조항도 포함됐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청소년 연예인의 노동 시간과 활동 시간을 준수하고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