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대표팀 ‘어드바이저’…김연경 “태극기 달린 옷은 참 좋아”

박강현 기자 2023. 5. 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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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가 더 발전할 수 있다면 도와주고 싶어”
“누가 봐도 ‘발전하고 있다’라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

“느낌이 새롭다. 태극기가 달려 있는 옷을 입는 것은 (언제나) 참 좋은 것 같다.”

선수로 뛰진 않지만, 이젠 대표팀의 조력자로 나선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어드바이저(adviser·고문)로 변신한 김연경(35·흥국생명)이 오랜만에 국가대표팀 훈련복을 입었다. 태극마크를 단 건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4강) 이후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뒤 약 2년만.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어드바이저 김연경이 16일 오후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훈련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은 16일 충북 진천선수촌 훈련장에서 대표팀 어드바이저로선 처음 취재진 앞에 서 향후 일정과 목표에 대해 밝혔다.

◇다가오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한국(세계 23위)은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2023 VNL에 출전한다. VNL은 16국이 참가해 세계 배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 3주차까지 12경기를 치르고 상위 8개 나라가 파이널 라운드에 오른다. 대표팀은 오는 1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튀르키예(세계 7위)와 첫 경기를 치른다.

작년 대회에서 대표팀은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대회 사상 처음으로 단 1점의 승점도 쌓지 못한 채 ‘0승12패’라는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다른 아시아 국가인 중국(8승4패), 일본(8승4패), 태국(5승7패)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작년보단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누가 봐도 ‘발전하고 있다’라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소속팀인 흥국생명의 협조로 대표팀 훈련 및 파견 일정에도 부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오는 22일에는 VNL을 앞두고 실시하는 튀르키예 전지훈련에도 동행한다. 김연경은 “튀르키예 현지에 일찍 들어가서 잘 준비해 첫 주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자배구 대표팀 어드바이저 김연경(맨 왼쪽)이 16일 오후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뉴스1

◇파리올림픽 예선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지는 강행군

김연경은 아직 현역 선수임에도 대표팀의 어드바이저로 나선 이유에 대해선 “저도 배구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계속해서 배구가 더 발전할 수 있다면 도와주고 싶은 게 있었다. 협회에서 마침 좋은 제의를 해주셔서 이 제의를 (수락)하게 됐다”면서 “많은 분들이 아직까진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드바이저를 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이 있는데, 선수 생활에 문제가 없게끔 제 경험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선수들과 스태프틀한데 (전달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했다.

실제로 여자배구 대표팀은 올해 VNL과 함께 9월과 10월에 걸쳐 파리올림픽 예선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대회들을 연이어 치러야 한다. 국제대회 성적이 그 종목의 인기와 직결되는 스포츠 특성상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대회들이다. 특히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쓴 이후 마땅한 국제대회 성적이 없는 상황이다.

여자배구는 도쿄올림픽 이후 김연경, 김수지(36·흥국생명), 양효진(34·현대건설) 등이 함께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당시 한국을 이끌었던 스테파노 라바리니(44·이탈리아) 감독도 떠났다. 이후 라바리니 감독을 보좌했던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46·스페인) 수석코치가 감독으로 승격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튀르키예 바키프방크 코치를 겸하고 있는 그는 리그 일정 때문에 VNL 첫 경기가 열리는 튀르키예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VNL은 ‘2001년생 3인방’ 이다현(현대건설), 정호영(KGC인삼공사) 김다은(흥국생명)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한국의 국제경쟁력을 다시금 가늠해볼 수 있는 대회다.

김연경은 “이번에 멤버 구성을 봤을 때 어린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작년에 비해서 (선수층이) 좋아졌다고 얘기도 한다”면서 “현재 (대표팀) 분위기가 너무 좋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단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VNL 이후 올림픽 예선전,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이 있다. 갈수록 컨디션이나 몸상태를 끌어 올려서 후반부에 포커스를 맞춰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아시안게임은 모든 국민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 대회다. 우리도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배구 대표팀 어드바이저 김연경(맨 왼쪽)이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호칭은 자문위원, 어드바이저, 언니 등 제멋대로”

담담히 포부와 소회를 밝힌 김연경이었지만 그 특유의 위트도 잃지 않았다. 김연경은 “선수들이 저를 자문위원님, 어드바이저님, 언니 등 자기들 멋대로 부른다. 워낙 편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 코치들이나 감독님한테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저한테 얘기해준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본인이 ‘잔소리꾼’은 아니라고 했다. “부담 아닌 부담을 옆에서 불어넣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다). 선수들 스스로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대표팀 어드바이저가 향후 더 큰 역할을 위한 디딤돌이 되진 않을까. 김연경은 이에 대해 “어드바이저를 처음 해봤는데 쉽지가 않다. 선수할 때가 좋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이 잘 때도 연습 스케줄 등을 짜야 한다”면서 “그래도 어드바이저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있다. 제가 어떤 걸 할진 모르겠지만 앞으로 제가 가는 방향들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여운을 남겼다.

인터뷰를 마친 뒤 김연경과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 선수 여러분, 그대들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 아래서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을 이어갔다.

/진천=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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