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구 공무원 폭행사건…반복되는 공무원 폭행 왜 못 막나?
욕설 등 폭언하자 경찰 출동…귀가 조치했지만 다시 찾아와
민원인의 공무원 폭행 부산서도 올해만 수차례
민원 담당 공무원 안전 보호 조치·대책 시급하다는 목소리 커
부산 사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난동을 부린 50대 민원인이 경찰에 붙잡혀 나간지 불과 20여 분 만에 다시 돌아와 공무원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민원을 직접 응대하는 공무원에 대한 폭행이 이어지면서 보호조치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 민원인 A(50대 ·남)씨가 처음 찾아온 것은 지난 15일 오후 1시. 기초생활수급대상자였던 A씨는 담당 복지직 공무원인 B(30대·여)씨를 찾아와 "지금 돈이 없으니 이번달 생계비를 미리 달라"고 요구했다.
불가능하다는 공무원 B씨의 설명에 A씨는 "그러면 돈을 빌려달라"며 억지를 부렸다. B씨가 재차 이를 거부하자 A씨는 갑자기 돌변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민원인이 소동을 일으킨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A씨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경찰은 이후 '관공서주취소란 혐의'로 A씨를 입건하기 위한 서류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20여 분 뒤, A씨는 다시 행정복지센터에 찾아와 또 다시 난동을 부리다가 B씨가 일하는 곳까지 들어와 머리와 얼굴을 수차례 폭행했다. 이를 본 주변 직원들이 말렸지만 폭행은 5분가량 이어져 민원인들까지 합세해 겨우 A씨를 제압했고,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A씨의 폭행으로 B씨는 기절한 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의식은 되찾았지만 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방문에서 이미 공무원에게 욕설을 하는 등 난동을 피워 경찰에 붙잡혀 나갔지만 불과 20여 분 만에 심각한 폭행까지 발생한 것이다.
구청 측은 처음에는 단순한 언쟁만 있었고 민원인이 다시 찾아온 뒤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 대처할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첫 방문 때는 직접적으로 위협은 없었고 욕설을 하는 등 난동만 부렸다"며 "다시 찾아왔을 때도 말로 불만을 표시하다가 갑자기 사무실 안까지 들어와 폭행을 가했다"고 말했다.
경찰 역시"처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당시 A씨는 의자에 앉아 언성을 높이고 있었으나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진 않았다"며 "신분 확인 등 경찰 지시에도 순응했고 센터 측의 나가 달란 요구에도 순순히 밖으로 나와 집으로 직접 데려다 준 것"이라며 당시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상경찰서는 공무집행방해와 폭행 등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수사할 예정이다.
한편 민원인을 직접 응대하는 공무원이나 복지 업무 담당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는 부산에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2일 중구의 한 주민센터에서는 50대 민원인이 의료급여 신청이 빠르게 처리되지 않는다며 담당 공무원을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 같은 달 14일 서구에서는 술에 취한 60대 민원인이 전기 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민원을 제기하다 휴대전화를 던져 담당 공무원이 머리를 맞아 다치기도 했다. 금정구 한 행정복지센터에선 민원인이 공무원을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처럼 민원인에 의한 공무원 폭행이 반복되면서 민원 응대 공무원을 위한 보호 조치와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상구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구청 차원에서 이번 사건의 가해자에 대해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피해 직원의 회복을 위해 공무상 휴무 조치와 심리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원을 상대하는 모든 직원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직원을 보호할 수 있는 청원경찰이나 안전요원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며 "민원인과의 신체적 접근 자체를 막는 안전거리 보장 등 업무환경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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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정혜린 기자 rinpor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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