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레버리지 2.5배까진데…8배라 홍보한 키움증권

기사내용 요약
대용증거금 70% 적용시 레버리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최근 SG증권 발 하한가 사태의 진원지로 지적받은 차액결제거래(CFD) 상품이 현행 규율상 가능한 2.5배보다 실질적으로 더 큰 레버리지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증권사는 심지어 개인투자자들에게 이 사실을 강조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하한가 사태 이후 증권사 수장들을 불러 CFD에 대한 과잉 홍보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은 증거금 중 일정 비율을 주식으로 대신할 수 있는 대용증거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FD는 실제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주가의 변동에 따른 차익만 취하는 장외파생상품으로, 증거금 40%만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CFD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빚투) 신용거래융자와 실질이 동일하나 레버리지 효과는 더 높아 최근 주가조작 사태 일당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이용한 수단이기도 하다.

개인들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어난 CFD 거래대금에 금감원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CFD 레버리지율을 10배에서 2.5배로 낮춰 행정지도하고 있다. 1000만원어치를 투자하려면 최소 100만원만 있어도 됐지만, 증거금률이 40%로 높아지며 적어도 400만원은 필요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용증거금을 활용하면 레버리지 효과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예를 들어 대용증거금을 70%까지 활용할 수 있다고 하면 8.3배까지 레버리지가 가능해진다. 1000만원 CFD 거래를 하려면 최소 증거금이 400만원은 필요하지만, 그 중 70%는 주식으로 대체가 가능해 주식 270만원어치에 현금 120만원만 있어도 거래할 수 있다.

특히 키움증권은 약 8개월 전 올린 유튜브 영상을 통해 "키움증권 CFD만의 강점, 레버리지 8.3배 가능" 내용을 홍보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대용증거금은 한국거래소에 정한 대용증거금으로 활용 가능한 종목과 종목별 가치 인정 비율을 참고해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CFD에 엄격한 증거금 기준 등을 요구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다. CFD는 금융투자 지식이나 손실 감수 능력이 있는 전문투자자나 기관들이 이용하는 장외파생상품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국채나 우량 주식 등 현금 외 자산이 대용증거금이나 담보로 널리 통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주식이 현금과 달리 가격 변화에 취약하단 것이다. 증시가 하락장일 땐 증거금 비율을 맞추지 못하면서 반대매매 위험에도 더 취약해질 수 있다. 또 CFD 상품이 개인들에게 널리 퍼질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것과 달리, 최근 금감원이 밝힌 CFD 거래의 95%는 전문투자자 등록을 한 개인이다.

지난달 24일 무더기 하한가를 맞은 종목들은 CFD로 추정되는 계좌들에서 반대매매가 쏟아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CFD 증거금을 예탁 현금 100%로 운영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CFD 투자를 대용 증거금까지 운영해서 한다면 레버리지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일반적이지 않아 보인다"며 "CFD 잔고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증권사별로 레버리지를 잘 관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제로 대용증거금을 활용하는 증권사는 몇 안되며, 전체 3400개 계좌 중에서도 대용증거금을 적극 활용한 계좌는 극히 일부"라고 설명했다. 다만 "레버리지가 8배 이상까지 가능하다고 광고하는 것은 투자자로 하여금 현금 1000만원으로 8000만원의 CFD를 거래할 수 있다는 것으로 착각하게 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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