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건설 추락사 유족, 산재 관련 사문서 위조로 사측 고소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지난 2019년 부산광역시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추락해 숨진 하청 노동자 고(故) 정순규 씨의 유가족이 원·하청 건설업체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고 정순규 씨 유가족과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등은 지난 15일 오후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경동건설과 JM건설을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고 정순규 씨는 지난 2019년 10월 부산 남구 문현동 경동건설 아파트 공사장에서 추락해 숨졌다. 이후 원·하청 건설사 관계자들은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관련자 모두 1·2심에서 징역 또는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15일 오후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고(故) 정순규 씨 유족과 시민단체 등이 사문서위조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정예진 기자]

유가족 측은 고인이 작성했다고 경동건설이 주장한 관리감독자 지정서는 현장소장이 임의로 작성한 것임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났고 이는 사문서 위조지만 이를 판결에 적용치 않고 집행유예라는 처벌만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형법상 위증죄와 증거인멸죄는 강력하게 처벌하고 모해위증죄와 모해증거인멸죄는 가중처벌 하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밝혀진 증거자료 조작사실을 판결에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동건설은 관리감독자 지정서 사문서 위조가 밝혀졌을 때도 언론 앞에서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당당하고 자신만만했다”면서 “노동부의 부실한 조사는 물론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문서위조 행위에 대해 수수방관하는 검찰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산경찰청은 고소장 접수 이후 사문서위조 사건이 기소 송치될 수 있도록 조속히 수사를 진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고 정순규 씨 아들 정석채 씨는 “전 세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산재사망 1위, 매년 수천명의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들이 죽어가도 무관심한 사회가 된 것 같다”며 “유가족과 억울하게 돌아가신 고인들은 결코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 다른 국민들보다 먼저 겪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행사 고소로 경동건설 같은 기업들에게 사람 목숨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려주고 진실을 밝히는 계기가 되려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