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얇아진 20대 카드사용도 줄어...‘거지방’까지 유행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2023. 5. 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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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자리부터 찬바람에 소득 감소
‘짠테크’ ‘거지방’ 등 新소비트렌드로
[사진 = 연합뉴스]
올해 들어 20대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다른 연령대보다 두드러지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된 직장인이 적은 20대가 경기 둔화와 고용한파에 직격탄을 맞으며 지출을 최소화한 것이다.

16일 통계청 속보지표인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액은 2020년 1월대비 0.8% 감소했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저조한 수치고 마이너스를 기록한 연령대도 20대와 60대(-0.4%)뿐이었다.

반면 30대와 50대는 각각 7.5%, 13%오르며 대폭 늘었고 40대(1.7%)도 소폭 증가했다. 이같은 카드이용 감소는 올해 초부터 관착됐다. 고물가와 경기둔화 우려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1월 신용카드 이용액은 연령대 구분없이 모두 줄었다.

이후 통화당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고 부동산 시장 하락속도가 더뎌지며 대부분 연령대에서 카드 이용이 회복하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20대는 한 해의 절반이 지나도록 이같은 반등없이 부진한 흐름을 계속하고 있다.

20~40대 신용카드이용액 증감추이 <자료=통계청 나우캐스트>
20대의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고용상황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규직 취업자가 많지 않고 단기일자리 비중이 높은 20대가 경기불황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은 지난달 15~29세 취업자가 전년동월보다 13만7000명 감소한 388만1000명이라고 발표했다. 6개월 연속 감소세에 2021년 2월(14만2000명 감소)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안정된 직장을 가진 30대 이상과 달리 20대는 단기형 일자리시장에 집중된다”며 “고물가와 불경기 속 단기 일자리시장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아 20대의 소득이 대폭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청년들의 얇은 지갑이 ‘짠테크’라는 새로운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짠테크’는 인색하다는 뜻의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다. 명품을 중고거래시장에 팔고 절약 방안을 공유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소비를 극도로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 인스턴트메신저 공개대화방에서 익명으로 지출축소 생활을 공유하는 일명 ‘거지방’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불경기로 소득이 줄어드는데서 나오는 우울감, 심리적 상실감을 ‘놀이문화’로 바꿔 동질감을 느끼고 위안을 얻기 위한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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