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따라 엇갈린 화장품株…경쟁 수혜 중소형주에 관심 몰린다

홍재영 기자 2023. 5. 1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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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장품 업종 내부에선 주가 흐름이 엇갈린다. 1분기 실적 방향에 따라서다. 실적이 부진한 대형주 대신 탄탄한 실적을 보인 중소형주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중소형주는 주로 ODM(제조자개발방식)·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으로 치열한 중국에서의 경쟁을 구조적으로 피하고 오히려 수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진한 화장품 리오프닝·치열한 경쟁…부담 늘어난 대형주
16일 코스피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0.17%) 내린 11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LG생활건강은 0.70% 내렸다. 코스맥스는 1.40% 상승 마감했고 장 중 8만7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씨앤씨인터내셔널은 7.02% 상승 마감했고 장 중 4만2750원까지 올라 연중 신고가를 새로 썼다.

리오프닝 기대를 받았던 화장품 업종에서 대형주가 부진한 실적에 주가 약세를 보이는 반면 중소형주들은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업종 내에서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실적이 엇갈리는 것은 중국 관련 영향이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최근 비중이 이전 대비 조금씩 낮아지고는 있지만 화장품주, 특히 대형주에서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영향력은 매우 중요하다. 면세 시장도 중국 관련도가 높다.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 움직임은 소폭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1분기에는 아직 리오프닝 영향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동시에 중국 자국 브랜드들과의 경쟁도 심화돼 그간 중국 시장 의존도가 컸던 대형주들이 타격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중국 당국의 규제로 성분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화장품 시장 규제로 제품들의 성분이 투명하게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화장품 성분 경쟁이 시작됐다"며 "중국 자국 브랜드 Proya, HBN, Bloomage Bio, Freda 역시 제품 성분 보완 및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 확대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 경쟁 영향 덜 받는 ODM·OEM
시장 회복 부진과 치열한 경쟁에 최근 대형 화장품주들은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액 9137억원, 영업이익 6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26% 가량 밑돌았다. LG생활건강은 매출액 1조6837억원, 영업이익 14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 컨센서스를 약 8% 하회했다.

반면 ODM·OEM이 포함된 중소형주들의 실적은 당초 가이던스를 웃도는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구조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수혜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맥스는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033억원, 138억원으로 영업익 컨센서스를 13% 가량 웃돌았다. 클리오도 52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약 7% 상회한 영업익을 냈고 씨앤씨인터내셔널 영업익은 60억원으로 전망치를 31% 가량이나 초과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ODM이나 OEM사 같은 경우는 소비자로부터 직접 선택을 받는다기보다 공급사나 생산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며 "따라서 고객사 수가 증가한다거나 시장 자체가 커지면 경쟁은 피하고 시장의 성장세에 올라타기 쉽다"고 설명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문제 역시 주가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토니모리는 코스피 시장에서 장 중 5350원까지 상승해 연중 신고가를 달성했다. 토니모리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12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고 전날 밝혔다. 13분기만의 흑자전환이다.

토니모리는 최근 디지털·글로벌 사업에 집중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타겟(TARGET)의 1500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 동시 입점했고, 최근 일본 5대 무역 상사인 이토추와의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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