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민 공개저격으로 균열 드러낸, 방송가 캐스팅 신뢰구도[스경X초점]
최근 수면 위와 아래를 오르락내리락하던 드라마 캐스팅과 관련된 갈등이 폭발했다. 출연이 좌초된 배우는 격앙된 감정을 그대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쏟아냈고, 제작진은 제작진대로 유감을 표명했다. 드라마 캐스팅의 시스템을 유지하던 지금까지 신뢰의 구조가 균열이 가는 모양새다.
연예가는 16일 배우 허정민의 폭로로 시끄러웠다. 최근 KBS2 새 주말극 ‘효심이네 각자도생’ 캐스팅을 제작진과 논의 중이었던 허정민은 캐스팅이 불발돼자 16일 자신의 SNS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격앙된 감정을 표출했다.
그는 게시글을 통해 “두 달 동안 준비했어. 그런데 작가님께서 허정민 배우 싫다고 까버리시네? 얼굴도 못 뵈었는데 왜... 제가 못생겨서인가요. 싸가지가 없어서인가요. 연기를 못하나요? 준비기간 2개월과 앞으로의 나날들은 어찌됩니까”라고 썼다.
허정민은 캐스팅이 무산된 배우로서는 이례적으로 “참으려다 발설해요. 세상 변했어요. (중략) 닥치라고 하지 마. 나 이바닥에 더 흥미없어 꼰대들”이라며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9월 첫 방송 될 예정이었던 ‘효심이네 각자도생’에 캐스팅됐지만 스스로 납득하지 못할 이유로 빠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제작진이 곧바로 입장을 냈다. 제작진은 “제작진 논의 결과 극 중 캐릭터와 배우의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2주 후인 지난 4월 중순 매니지먼트에 알렸다”며 “출연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 작가는 캐스팅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음을 밝히며 배우 본인의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허정민의 화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는 계속 이후에도 “저는 뒤늦게 통보를 받고 미친 X처럼 글 올리고 난리 블루스를 춘 거네요” “나한테도 이러는데 신인 꼬맹이들한테는 무슨 짓들을 할까” “이민 가자. 주섬주섬”이라며 계속 글을 쓰고 지우는 행동을 반복했다.
물론 과거에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드라마에서 빠지거나 제작진이 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겠지만, 최근에는 이런 갈등이 좀 더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젊은 배우들은 드라마 업계에서 ‘배우는 자중해야 한다’는 관행을 따르지 않고, 제작환경이 더욱 치열해진 제작진은 배우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방송된 tvN ‘환혼’은 첫 시즌 주인공이었던 정소민이 두 번째 시즌에 갑자기 하차하고 그 자리를 고윤정이 채워 논란이 됐다.
배우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편성으로 배우가 뜻하지 않게 겹치기 출연을 하게 된 사례도 있었다. 배우 김동욱은 KBS2 월화극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편성이 밀리면서 이달 말부터 월, 화요일 tvN, KBS2 드라마로 연이어 시청자를 만난다.
신재하는 tvN 주말극 ‘일타스캔들’과 SBS 금토극 ‘모범택시 2’가 이어 방송되면서 토요일 겹치기 출연이 됐고, 임수향 역시 MBC ‘닥터로이어’와 SBS ‘우리는 오늘부터’가 비슷한 시기 편성되면서 처신에 어려움을 겪었다.
드라마 제작의 많은 부분이 시스템화, 선진화됐지만 캐스팅의 영역은 아직도 제작진 고유의 감을 유지하는 감정의 영역이다. 그렇다 보니 서로에 대한 신뢰가 필수다. 하지만 허정민의 논란을 비롯한 지금의 상황은 그 고전적인 신뢰의 구조가 깨지는 부분이다. 겹치기 출연 역시 웬만하면 같은 시간, 같은 날짜를 피하는 ‘불문율’이 깨지고 있다.
지금에야 배우나 제작진도 감정을 속으로 삭이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이렇게 외부로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허정민의 사례는 그 변화의 우려를 보여주는 증거가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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