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관련 FBI 수사 부적절” 특검 보고서 발표…4년 끝 결론에도 “초라한 결과” 지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했던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부적절했다는 특검의 최종 보고서가 나왔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대했던 “세기의 범죄”는 밝혀지지 않았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존 더럼 특검은 최종 보고서를 통해 “FBI가 분석되지도 검증되지도 않은, 수집된 그대로의 첩보에 기반해 2016년 트럼프 캠프의 대선에 대한 수사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럼 특검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6년 대선 기간 발생한 정보활동 및 수사 관련 보고서’를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에 제출했고, 법무부는 이날 국회에 해당 보고서를 전달했다. 306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특검의 4년 가까운 조사 끝에 “FBI가 수사하기 위한 실질적 증거가 부족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자들이 제공한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며 “FBI가 사건을 처리하는데 ‘심각한 결함’이 있어 기관에 ‘심각한 평판 손상’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 정부가 자국에 우호적인 트럼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해 공모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하는 특별 수사가 이뤄져왔지만, 2019년 특검은 2년간의 조사 끝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을 FBI가 수사한 것은 ‘마녀사냥’이라면서 경위를 밝히라고 지시했고,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은 더럼 코네티컷주 연방 검사장을 특검으로 임명해 수사를 맡겼다.
오랜 조사 끝에 특검은 내사에 착수할 수준의 옅은 의혹은 있었지만, 대선을 앞두고 특정 캠프를 겨냥해 전면 수사에 착수할 정도의 범죄혐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FBI가 확증편향을 가지고 증거와 정보들을 고의적으로 무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특검은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이 수사 개시 당시 결탁했다는 실질적인 증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더럼 보고서를 통해 ‘수사기관의 결탁’ 등 대규모 범죄를 밝혀낼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사실상 특별한 범죄 혐의가 나오지는 않았다. 이 조사를 위해 650만달러(약 86억원)의 막대한 세금이 들었지만, 결국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동안 특검이 단 한 사람도 구속시키지 못하면서 “돈과 시간 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럼 특검은 트럼프 X파일의 최초 제보자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대선 후보 측의 변호인 등 2명을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했으나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전 FBI 요원인 케빈 클라인스미스가 2016년 트럼프 캠프의 당시 외교정책 고문 카터 페이지에 대한 감청 연장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할 때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돼 보호관찰 1년을 받은 게 유일한 유죄 판결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광범위한 조사 결과 더럼 특검은 FBI가 당시 수사에 착수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결론지었다”며 “미국 대중이 사기를 당했다”고 자신의 승리를 주장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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