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올리냐"...충북 의원들, 카레밥 먹는 학생들 옆에서 갈비 뜯었다

MBC충북 캡처

충북 국회의원들이 2700원짜리 학식을 먹는 대학생들 옆에서 10배 비싼 2만8000원짜리 특식을 먹은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권위의식에 쩔은 구태"라고 지적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허 의원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허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1세기판 반상의 차별인가. 아니면 20세기판 권위의식에 쩔은 구태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가"라며 이같이 일갈했다.

앞서 MBC충북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김영환 충청북도 지사를 비롯한 충북 국회의원들과 주요 실무진 20명은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충북학사 기숙사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에 참가했다. 충북학사는 서울 지역 대학교에 다니는 충북 학생 356명이 거주하는 기숙사다.

참석자들은 간담회가 끝나고 기숙사 내 식당에서 저녁 식사도 했다. 문제는 국회의원 등이 먹은 저녁 메뉴와 학생들이 먹은 학식 메뉴가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다.

이날 학생들의 식사 메뉴는 카레밥, 된장국, 감자 고로케, 김, 단무지, 김치 등이었다.

반면 도지사와 국회의원, 수행원들의 식판에는 전복 내장 톳밥, 아롱사태 전골, LA 돼지갈비찜, 잡채, 장어 깻잎 튀김, 두부 버무리, 수삼 부추무침, 식혜, 모듬 과일, 떡 등이 한가득 담겼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차라리 다른 장소로 가든지 '약 올리는 거냐'는 불만도 제기됐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도 분통을 터트렸다.

논란이 일자 충청북도 측은 "여의도 국회와 가까워 기숙사에서 행사를 열었다"면서 "학생들이 불쾌할 거라고는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허 의원은 "이러니 여야가 앞다퉈 찾아간 1000원의 밥상도 체험 시식쇼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이라며 "청년 공간을 빌려 같이 썼으면서 격려도, 공감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갈비찜, 장어와 카레 사이 놓인 칸막이의 높이 몇 배 이상으로 부메랑이 돼 민심의 칸막이를 높이고 회초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