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 히틀러!” 오스트리아 열차 방송서 흘러나온 나치 구호, 무슨 일?
오스트리아 시외 열차 방송에서 나치 경례 구호가 흘러나와 공분을 샀다. 복제 키로 인터폰 객실을 열고 히틀러 연설을 재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경찰 수사 끝에 남성 2명이 용의자로 지목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서쪽에 위치한 도시 브레겐츠에서 수도 빈으로 향하던 열차 방송에서 갑자기 “하일 히틀러!(히틀러 만세)” “지크 하일!(승리 만세)” 등의 구호가 반복해서 흘러 나왔다고 전했다. 이 구호들은 나치당이 집권하던 1930년대에 쓰이던 경례 방식이다. 현재 독일은 물론 오스트리아, 프랑스, 체코, 벨기에 등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구호가 지난 주말 오스트리아 열차에서 버젓이 방송됐다. 공교롭게 당시 열차에는 오스트리아 녹색당 데이비드 스토그뮐러 의원이 탑승하고 있었고, 그는 이를 녹화해 트위터에 올렸다. 영상을 보면, “지크 하일”이라고 외치는 음성이 선명하게 들린다. 스토그뮐러 의원은 이를 듣자마자 믿을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 이 영상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조회수가 13만회를 넘길 정도로 화제가 됐다. 네티즌 대부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철도 운영사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엄연히 불법으로 규정된 나치 구호가 열차 스피커를 통해 반복해서 흘러나왔는데, 제대로 된 상황 설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토그뮐러 의원은 “스피커를 통해 ‘지크 하일’이 여러 번 방송됐는데 승무원들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가능한 한 빨리 보고 및 설명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열차에 탑승하고 있었던 유대교 랍비 슐로모 호프마이스터는 CNN에 “히틀러 연설이 재생되는데 즉시 중단되지도 않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더군다나 그 어떤 상황 설명도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철도 운영사 오스트리아연방철도(ÖBB) 측은 “누군가 복제 키로 인터폰 객실을 열고 확성기를 통해 히틀러 연설을 재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경찰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사 직원이 벌인 일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어떤 경위로 열쇠가 유출됐는지, 왜 방송이 즉시 중단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한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현재 수사당국은 열차 내 CCTV를 토대로 남성 2명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다만 이들의 구체적인 신원과 범행 동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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