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K팝" 실적 뛰자 주가 날았다…고공행진 엔터株 '콧노래'
상승 동력이 약해진 시장에서 믿을 건 실적 뿐이다. 1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깜짝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감익 국면일수록 이익이 성장하는 기업들의 희소성은 더 높아진다. 엔터, 미용, 식품 등 호실적을 거둔 기업들은 주가도 껑충 뛰었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89포인트(0.04%) 오른 2480.24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0.77% 상승 출발하며 2500선에 근접했지만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개인과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1256억원, 579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2263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 위주로 집중됐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22포인트(0.27%) 상승한 816.75에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장중 1%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줄였다. 개인이 1298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55억원, 806억원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6원 오른 1338.6원에 마감하며 원화 약세가 이어졌다.
이날 증시는 전반적으로 개별 종목 장세 성격이 짙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 불확실성의 증가로 증시 상승 동력이 약해진 가운데 전날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됨에 따라 호실적을 기록한 종목 중심으로 차별적인 주가 흐름이 나타났다.
가장 주목 받은 건 엔터 업종이다. JYP Ent.(JYP엔터)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74% 증가한 1180억원, 영업이익은 119% 늘어난 42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이익이다. K팝 시장의 성장으로 앨범·음원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아티스트 IP(지적재산권)와 관련한 굿즈와 디어유 매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날 JYP엔터 주가는 전일 대비 1만9900원(20.84%) 오른 11만5400원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시가총액은 4조964억원으로 사상 첫 4조원을 돌파했다. 코스닥 시총 순위 5위인 HLB(4조2544억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와이지엔터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97.7% 증가한 365억원으로 나타나면서 이날 주가는 9.4% 급등했다. 엔터 업종의 연이은 호실적에 하이브와 에스엠 주가 역시 강세 마감했다.
식품업종에서는 농심과 빙그레가 돋보였다. 이날 농심은 전일 대비 3만1500원(7.98%) 급등한 4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빙그레 역시 2950원(6.43%) 오른 4만8850원에 마감했다.
두 기업 모두 1분기 이익이 대폭 늘었다. 농심은 전년 대비 85.8% 증가한 638억원, 빙그레는 전년 대비 703% 급증한 1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놓으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설탕 등 원재료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실적은 오히려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파마리서치, 클래시스, 덴티움 등 미용 관련 의료 업체들도 호실적의 영향으로 주가는 급등했다. '물광주사'로 유명한 주름개선제 리쥬란을 제조하는 파마리서치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1% 늘어난 207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주가는 10% 급등했다. 주름 치료기기 슈링크를 만드는 클래시스와 임플란트 업체 덴티움도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는 3%대 상승 마감했다.
증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개별 종목 장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부채 한도를 조속히 상향해야 한다고 경고한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소매판매 등 실물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하회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서 본부장은 "미국 증시는 경기 침체 이슈를 반영하며 조정 가능성이 높다"며 "개별 업종 변화에 따른 차별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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