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효과 누가 누렸나?…식품업계 1분기 성적표는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올 1분기 국제 곡물가와 물류비 상승 등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해외 공략에 성공한 식품 기업은 호실적을 낸 반면 가격을 동결한 기업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16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7조712억원, 영업이익 2528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2.0%나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가부담과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줄어든 것이다.
식품사업 부문에서는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6% 증가한 2조7596억원, 영업이익이 21% 감소한 1340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원가부담이 심화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해외지역 수익성 호조로 감소폭을 일부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식품사업은 매출이 15%, 영업이익은 50% 이상 늘었다. 전체 식품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도 49%로 확대됐다.
사료첨가용 아미노산이 주력인 바이오사업부문은 1분기 매출 8174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축산 시장 불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데 따른 수요 부진으로, 라이신 등 대형 제품의 판매량이 줄고 판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도 식품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해 왔는데 CJ제일제당 등 식품기업들은 원가 부담 심화로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가 철회하거나 보류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은 중국 매출 부진 등으로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오리온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6638억원, 영업이익 9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6%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8.7%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제조 원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원가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해외 사업 부문은 중국, 베트남은 전년대비 감소한 반면, 러시아는 증가했다. 중국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5%, 22.6% 감소했다. 베트남은 매출이 2.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1.7% 줄었다. 러시아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59.2%, 112.3% 신장했다.
지난해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한 롯데웰푸드는 1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596억원, 영업이익 1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 대비 4.1%, 36.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롯데웰푸드로 합병되기 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을 비교하면 각각 4.1%, 37.5% 오른 실적을 거뒀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7월1일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했고, 지난달 1일 사명을 롯데웰푸드로 변경했다.
빙과 제품의 비효율 품목을 축소하고 껌, 초콜릿 등 고수익 카테고리 확대로 수익성을 올렸다. 제과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410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7.7% 증가한 158억원이다. 식품사업은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3671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이 2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원유 시세 하락에 따른 유지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해외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190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5% 증가한 89억원을 기록했다. 생산라인 증설 등으로 인도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 사업이 확대됐고,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동원F&B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807억원, 영업이익이 434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01%, 34.72% 증가했다.
원재료 가격 인상, 물류비 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수익 개선에 성공했다. 동원F&B는 지난해 12월부터 대형마트·슈퍼마켓·온라인몰 등에서 판매되는 동원참치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7% 인상한 바 있다.
대상은 원가 부담에도 제품 가격을 인상 하지 않으면서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대상은 1분기 매출이 9896억원, 영업이익 2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제자리 걸음했고, 영업이익은 41.8% 줄었다.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대상이 판매하는 사료용 필수 아미노산 '라이신' 가격이 하락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식품 매출이 성장하고 조미료, 장류 등 주요 품목의 매출은 안정세를 보였다.
라면업계는 'K라면'을 앞세워 미국 등 해외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604억원, 6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 85.8% 성장한 액수다.
농심은 국내외 매출 확대로 고정비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특성상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던 미국법인이 1분기 성장을 견인했다. 올해 1분기 농심 미국법인의 총매출액은 1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1175억원 대비 40.2%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26억원에서 592.3% 늘었다. 농심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원 가운데 미국법인의 증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농심 미국법인은 미국 제2공장을 가동하면서 공급량이 늘었다. 특히 농심 라면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인에게 식사로 활용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에서 제품을 수출해 수요에 발맞추던 중 제2공장 고속라인 가동으로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지고 매출 성장까지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또 한국에서 수출하던 물량을 현지생산으로 대체해 물류비 부담을 덜고 영업이익도 높아졌다.
국내 라면 '빅3' 중 하나인 삼양식품과 오뚜기도 두자릿 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오뚜기는 매출 8568억원, 영업이익 6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15.4%, 10.7% 늘어났다. 진라면이 미국과 중국, 동남아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21.5% 증가한 2455억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수출을 필두로 두자릿 수 성장했다.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어난 157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39억원으로 2.6% 감소했다. 밀가루, 설탕 등 원자재의 급등했고, 물동량 증가로 내륙 물류비가 늘어나면서 매출 원가가 큰 폭 상승한 영향이다.
라면 업계가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제조원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을 인상한 영향도 컸다. 농심은 지난해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고,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각각 11.0%, 9.7% 올렸다. 또 해외 판매 호조에 환율 상승 효과까지 겹치면서 성장세가 두드러 졌다.
식품업계는 올 1분기 대체적으로 매출은 신장했지만, 수익성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올 들어 설탕,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인건비, 물류비, 임대료 등 생산 단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 크다.
이런 가운데 가격 인상을 철회하거나 보류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단가가 크게 오른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2분기부터 가격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식품 수요가 줄어든 데다 설탕, 밀가루 등 주요 원자재의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인상을 미룬 식품 업계의 올 1분기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며 "2분기부터는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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