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 노인에게 배운 중진국 어른들이 선진국 학생 가르쳐"

국교위, 미래 국가교육 대토론회 개최

국가교육위 12차 회의 개최 지난달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가교육위원회 제12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김도연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은 16일 "대한민국은 후진국 노인들께 배운 중진국 어른들이 선진국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기도 한 김 이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주최로 열린 '2023 미래 국가교육 대토론회'에서 기조 강연을 맡아 디지털 시대 전환에도 한국교육이 변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사회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고, 2001년 이후 디지털 시대는 이전의 산업문명 시대와 견줘 지식 저장, 활동 영역, 교육 대상·방법·목적 등이 모두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2000년까지 지속된 산업문명 시대에는 전 국민이 의무 교육을 받고 일부 엘리트만 고등 교육을 받았지만, 지금은 국민 전체가 의무교육은 물론 고등교육과 평생교육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산업 생산에 적합한 다수의 균질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보다 개개인의 삶이 존중받는 행복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대한민국 교육은 청동기 시대에 접어들었는데도 계속 돌만 다루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이사장은 줄 세우는 교육, 시간제한 내에 문제 풀이를 요구하는 평가 방식이 지속되면서 미래 교육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험은 교육을 지배한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2021년 11월 BBC는 수능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이고 수험생들은 먹고 공부하고 자는 것을 반복한다고 보도했다"며 "수능 1등급을 가려내기 위한 고난도 문항·'킬러 문항'은 꼬고 또 꼬아서 만들기 때문에 전문가도 풀지 못할 정도로 매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은 "유네스코에서는 미래 교육에 대해 필수적인 질문 세 가지를 던져야 한다고 하는데, 그중 하나는 우리가 버려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라며 흑과 백, 정답과 오답으로 나누는 사회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과 유기홍 국회 교육위 위원장, 국회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 장상윤 교육부 차관 등 국회와 정부 기관 관계자, 대학 교수, 국교위 위원 등이 참석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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