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원장-야당 의원 고성 속 정회…야당 “장제원, 사과하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장제원 위원장과 야당 의원 간의 고성이 계속되며 한동안 소란이 일었습니다.
오늘(16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여야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현안질의를 펼쳤습니다.

먼저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북한의 선관위 해킹 문제를 언급하며, 선관위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후원 기업으로 알려진 금양통신의 자회사에 보안 컨설팅 수의계약을 했고, 제대로 된 대응책을 못 내놓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은 보안업체는 법과 규정 절차에 따라 심사해 담당 업체를 선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엔 국민의힘 소속인 장제원 행안위원장이 나섰습니다.

장 위원장은 "보안 점검 업체의 입찰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외부로부터 보안 컨설팅을 받을 생각이 없다는 말이냐"며 "현안 질의에 왔으면 대안을 갖고 왔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돈 봉투 사건 의혹으로 인해 민주당에서 탈당한 이성만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야권 의원들이 장제원 위원장을 향해 "사회를 보셔야지 뭐 하시는 것이냐"며 큰소리로 항의했습니다. 특히 무소속 이성만 의원이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이에 장 위원장은 "아직까지 손가락질하실 힘이 남으셨냐"고 비꼬며, 탈당한 이 의원이 민주당 쪽 의석에서 무소속 측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왼쪽으로 옮긴 것을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말했습니다.

장 위원장이 이어지는 야당 의원들이 발언을 막으며 계속해 박 사무총장의 답변을 요구했고,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는 말을 반복하며 회의를 강행했고, 계속되는 고성에 오후에 회의를 계속하겠다며 정회를 선포했습니다.

■민주당 행안위원들 "장제원 위원장 강압·편파 회의…즉각 사과해야"

행안위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민주당 소속 행안위원들은 오후 국회 소통관으로 향해 장제원 위원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장제원 위원장의 강압적이고 편파적인 회의 진행과 동료의원 신상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매우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며 "그동안 장제원 위원장의 강압적이고 편파적인 회의 진행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행안위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주당 김교흥 간사가 중립적인 회의 진행과 동료의원 신상 모욕에 대한 유감 표명을 요구했지만, 장제원 위원장은 이를 거부했다"며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장제원 위원장의 강압적이고 편파적인 회의 진행에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힌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장제원 위원장의 각성과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한다"며 "국회 행안위를 파행과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장제원 위원장과, 이를 비호하는 국민의힘의 행태가 계속된다면 민주당은 행안위 운영에 정상적으로 임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장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사과하지 않으면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공직자윤리법 처리를 제외한 모든 행안위 일정을 보이콧 할 예정이라고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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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 기자 (kjpar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