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 사태 예방 위해서는 무작정 CFD 폐지 답 아냐…감시 강화 우선"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보고서…"CFD 폐지 시 부작용 가능성도"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대규모 하한가 사태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차액 결제거래(CFD)를 무작정 폐지하기보다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 투명성, 감시 강화 등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CFD를 대책 없이 폐지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다.

16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이효섭 선임연구위원은 전날 이런 내용을 담은 'CFD 등 장외파생상품 연계 불법 거래행위 근절을 위한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연구위원은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CFD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CFD는 사적 계약에 기반을 둔 장외파생상품으로, CFD를 폐지하면 TRS(총수익스왑), 신종 마진거래 등 새로운 유형의 장외파생상품으로 쏠림이 커져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CFD를 폐지하는 것만으로는 이번 SG증권 사태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장외파생상품을 활용한 각종 불법 거래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FD, TRS가 불법 거래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으려면 CFD와 TRS의 원 주문 주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09년 G20 정상회담에서 모든 장외파생상품을 거래정보저장소(TR)에 보고하도록 합의했다. 이에 한국 KRX가 장외파생상품 거래정보저장소로 지정됐고, 2021년 4월부터 금융투자회사는 주요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정보를 KRX 거래정보저장소에 보고했다. 다만 CFD의 경우 개시담보금액, 유지담보금액, 반대 기준 등만 보고하고 CFD와 연계된 계좌정보에 대한 보고의무는 빠져 있다.

이 연구위원은 "CFD와 연계된 계좌정보가 빠져있어 CFD와 연계된 장내 주식거래 주문 주체를 쉽게 숨길 수 있다"며 "CFD, TRS 관련 보고범위의 확대 등 KRX 거래정보저장소 보고체계 강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가 장외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하거나 중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불법 거래로 의심하는 계약체결 건들에 대해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의심 거래로 보고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CFD, TRS가 각종 불공정거래 행위 수단에 악용될 수 있는 만큼 CFD, TRS의 기초자산 주식들에 대한 시장감시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 AI(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관련 우수 인재 채용을 늘리고, 대규모 IT(정보기술)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시스템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상품을 활용한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내부자가 대규모로 지분을 매도할 때 사전 공시를 의무화하고,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자는 재범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의 사례를 참고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 및 행위자에 대한 제재 공개를 확대하고, 이들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해 자본시장 거래 참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잠재적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해 고위험 장외파생상품을 권유할 목적으로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을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개인 전문투자자에게 장외파생상품을 권유할 때도 설명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봤다. 또 금융회사가 단기성과 추구를 위해 보수가 높은 고위험 금융상품 위주로 권유하는 판매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및 성과급 체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