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 대출’ 인터넷은행 10배 늘 때 4대 은행 66% 줄어
지난 3년간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공급액은 10배 이상 증가했지만 4대 시중은행은 7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 체력이 인터넷은행보다 더 뛰어난 시중은행이 중·저신용 대출을 더 적극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연간 중·저신용 대출 공급액은 2020년 8212억원에서 지난해 8조4881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중·저신용은 신용 평점 하위 50%(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를 말한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연간 중·저신용 대출 공급액은 8조3666억원에서 2조8089억원으로 66.4% 급감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공급액은 2020년 2조7035억원에서 지난해 1조1145억원으로 줄었고 신한은행은 2조5997억원에서 5908억원으로 감소했다. 하나은행도 1조7712억원에서 7063억원으로, 우리은행은 1조2920억원에서 3972억원으로 줄었다.
시중은행의 경우 미국·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건전성 리스크가 증가하자, 중·저신용 대출을 축소하며 연체율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 대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중·저신용 대출 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했다. 앞서 당국은 취약차주 포용이라는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 사에 중·저신용 비중의 목표치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인터넷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중 중·저신용 대출의 비중은 30.4%로, 2020년 말(11.1%)보다 대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0.2%에서 16.5%로 줄었다.
송석준 의원은 “4대 은행이 자본 규모와 이익 창출력에 비해 중·저신용 대출 공급에는 매우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인터넷은행 3사의 총자산 대비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10.8%, 시중은행은 0.9%에 그치고 있다.
송 의원은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제2금융권도 건전성 악화 등으로 중·저신용 대출에 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시중은행이 중·저신용 대출 공급 확대라는 금융 본래의 기능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도록 금융당국이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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