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만원↑ 가구 미취업 청년까지 학자금 무이자? 野 강행에 與 "포퓰리즘"

교육위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巨野 단독처리, 與 반발 퇴장
與 교육위 "민주 여당 땐 안하다가 야당되니 尹정부 뒷감당하라며 정략적 접근"
"소득 8구간까지 지원? 저소득층·자립청년에 써야"…안조위 꼼수 위헌 지적도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야당 단독 처리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취업 전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하고, 취업 이후 면제 대상도 확대하는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이 16일 거대야당 단독으로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자 여당에선 절차·명분상 문제제기와 함께 "청년 표를 노린 재정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더불어민주당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강행처리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철회를 요구한다"며 "개정안은 다음과 같은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교육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은 취업 전 발생한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하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원리금을 상환할 취업 이후 기간에도 육아휴직·실직·폐업 등으로 소득이 사라졌을 경우 발생 이자를 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당에선 이태규 간사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가 법안 강행처리에 항의해 퇴장했다. 여당 교육위원들은 우선 "민주당이 법안처리에 더 유리하고 책임있는 환경이었던 여당일 때는 원론적 논의에 머무른 법안인데 야당이 되니까 갑자기 최우선적 민생법안이라며 밀어붙인다"며 "지나치게 정략적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규모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정책"이라며 "여당 때는 내부적으로 정부가 재정문제로 반대하니까 못하고 있다가 야당 되니까 '뒷감당은 윤석열 정부가 알아서 하라'며 밀어붙이는 법안이 무슨 책임성과 정치적 명분을 가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법안 내용에 대해서도 "심지어 소득 8구간, 월 가구소득이 1000만원이 넘는 가구 청년들에게도 이자를 면제하도록 돼 있다"며 "그럴 재정이 있다면 저소득층 가구나 자립 청년 등 어려운 가구 청년들을 더 지원하는 게 사회 형평성과 정의에 더 부합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군다나 고졸 이하 청년들은 아예 이런 대출 혜택 자체가 없고, 서민 소액대출도 이자율이 3~4%"라며 "학자금 대출 1.7%의 이자를 중상층 가구 청년들까지 면제해주잔 것은 청년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청년의 표를 노린 표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위원들은 "절차적으로 헌법재판소가 위법을 지적한 사례를 반복 재현"했다며 "헌재는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킨 후 법제사법위 안건조정위원에 포함시켜 처리한 검수완박법 처리과정은 '국회법을 위반했고 심지어 헌법의 다수결 원칙까지 어겼다'고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민주당 복당한 민형배 의원이 '무소속 교육위원'이었을 때 다수당·소수당 3대 3 동수로 꾸리는 안건조정위에 참여해 숙의없이 전체회의 안건으로 올렸단 것이다. 이들은 "헌재 판결로 문제가 확인된 '탈당으로 인한 안건조정위 의결정족수 확보'가 동일 반복됐다"며 "헌재 결정취지를 정면 위배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위기나 재난은 어려운 계층에게 먼저 찾아오고 그들의 고통이 더 크기 때문에 한정된 재원 속에서 정책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지, 우리 사회가 어떤 공동선을 지향할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취약계층 집중지원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법안 강행처리 철회 및 여야 간 대화·절충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여당에 합의 불발 책임을 돌렸다.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부 중재안을 마련해 다른 위원들도 설득해서 합의 처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제안에 진정성을 믿고 기대를 갖기도 했지만, 결국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학자금 상환 특별법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학자금 상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법안"이라며 "학자금 대출 이자 1.7%를 면제하면 한달에 1만원 정도 혜택이 생기는데 1만원 이자 지원이 과연 포퓰리즘이냐"고 반문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